제 7 호 작은 습관에서 목표 찾기
작은 습관에서 목표 찾기 안희주 수습기자 “여러분의 대학 생활 필수템은 무엇인가요?” 저는 이 질문을 받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커피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등학생, 대학생을 지내며 카페인 섭취량이 늘어 점점 카페인 중독에 가까워진 것 같아요. 그래서 지각하지 않는 한, 꼭 수업 전 커피를 사 가고 밥을 먹고 무조건 커피를 마시기 때문에 당연히 필수라고 생각했습니다. 소개하며 앞서 언급했듯이 커피라는 제 필수템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도움이 되지 않지만 하나의 습관처럼 행동한 것 같아요. 커피를 줄이겠다는 생각만 하고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며 “하 이제 좀 살 것 같다.”라고 말하며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니까요. 이 생각은 현재 생활에 만족하는지에 대한 고민이나 어떤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지 고민으로 이어졌습니다. 더불어 최근 휴학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커피 같은 일시적인 만족감을 얻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변화를 추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유독 동기부여나 목표가 없이는 일을 해내지 못했던 것 같아,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다들 정말로 해보고 싶었던 것, 이루고 싶은 것이 하나쯤 있을 텐데요. 저는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고 합니다. 단순히 눈앞의 작은 만족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지금 이 순간,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깊은 만족감을 함께 찾아가길 바랍니다.
제 7 호 내 귀에 무언가
내 귀에 무언가 이소명 편집장 요즘 우리의 귀에는 무언가가 항상 존재한다. 보통 유선 이어폰 또는 무선 이어폰, 그것도 아니면 헤드셋이 아닐까 싶다. 취향에 따라 갈린다. 충전하는 걸 귀찮아한다면 유선 이어폰을 선호하고, 줄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면 무선 이어폰을 애용할 것이다. 음질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헤드셋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을 테다. 나는 보통 유선 이어폰을 사용한다. 충전을 안 해도 되고 가벼우며, 비교적 덜 잃어버리게 된다. 이어폰이 나에게 들려주는 건 다양하다. 그중 가장 즐기는 건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화를 크게 틀어놓고 생각을 비워내는 행위이다. 일상을 보내다 보면 소위 ‘과부하’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정말 할 일이 많아서 그런 경우도 있지만, 단지 생각이 많아져 머리가 복잡해지는 과부하도 있다. 요즘 내가 그렇다. 사소하게는 당장 눈앞에 놓인 기말고사부터, 조금 깊이 들어가자면 졸업하고 무얼 하며 살아갈지 하는 취업 고민까지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다. 여느 대학생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흔한 고민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 감히 추측해 본다. 그럴 때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무언가를 귀에 얹고, 자신이 좋아하는 소리를 들으며 생각을 비워내는 건 어떨지 흔해 빠진 해결 방안을 제시해 본다. 여기서 자신이 좋아하는 소리는 어떠한 것도 좋다. 나처럼 노래나 영화일 수도 있고, 좋아하는 누군가와 하는 따스한 통화도 바람직하다. 때로는 취향에 맞는 무언가를 그저 얹은 채, 아무것도 재생하지 않고 주변 소음을 조금 조용하게 듣는 것도 추천해 본다. 대학생 필수템 중의 하나인 우리 귀에 무언가. 모두가 공감할 만한 필수템이지만 사용 목적은 모두 다를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우리의 생각을 비워내고, 마음속 고요함을 즐기는 데 사용해 보면 어떨까. 우리 자신에게도 여유를 선사해 보자. 그렇게 내일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어가 보자. ・ ・ ・ ♪ 생각을 비우기 좋은 플레이리스트 https://www.youtube.com/watch?v=eDHf-X59WZM https://www.youtube.com/watch?v=KpXI_4vs8gU&t=390s https://www.youtube.com/watch?v=HV-GOETtI3Y&t=1554s
제 7 호 부정적인 일기장
부정적인 일기장 정지은 정기자 여러분은 하루의 루틴이 있으신가요? 저는 침대에 눕기 전, 꼭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일기 쓰기’인데요.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루틴일 수 있지만, 저는 매년 초마다 일기를 써야겠다고 다짐 하나, 한 달도 못 가 그만두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신년 맞이 매년 새롭고 예쁜 일기장은 사야 했기에 일기장의 맨 앞 열 페이지 정도 채운 채, 이후로는 쓰지 않게 된 일기장만 다섯 권은 되는 것 같아요. 한 번 글을 쓰면 길게 써야만 한다는, 그날 있었던 모든 일을 빠짐없이 담아야 한다는 압박감 탓이었던 듯해요. 그러던 제가 지금은 8개월이 넘도록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글에 대한 부담을 가지지 말고, 어차피 나만 보는 내 일기장이니 일단 꾸준히만 적어보자!”라는 게 이 일기장의 시작이었습니다. 노트 한 페이지를 가득 채워야 했던 일기장의 형식을 3분의 1 정도만 채우도록 조절했고, 그날의 감정에 집중하여 글을 썼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니 몇 달 전의 일기 내용을 펼쳐봐도 그날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고요. 제 대학생으로서 하루하루의 조각들이 모여 훗날 웃으며 열어볼 추억이 되리라 생각하니 뿌듯했습니다. 이는 매일 일기를 쓸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어요. 다만, 감정에 집중해서 글을 쓰다 보니 한 가지, 걱정이 생겼습니다. 단순히 그날의 감정을 담다 보니, 부정적인 단어들이 자꾸만 글에 나타난다는 것이었어요.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기록해 두고 싶어서 쓰는 일기였는데, 부정적인 감정이 자꾸만 나타나도 되는 건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1月27日 “ … 내가 맡은 바를 완벽히 수행하지 못한다는 건 내가 무언가 버겁다는 게 아닐까. 놓을 건 미련 없이 놓을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함을 느낀다. ... 사소한 것에 쉽게 실망하고 싫증이 난다. 이런 내 모습이 너무나 불안하고 밉기도 하다.” 1월의 제 일기 중 일부입니다. 이때의 저는 뭐가 그렇게 버거웠는지, 할 것들이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아 매일 불안하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해야 할 건 많은데, 그 순서가 정리가 안 되니, 복잡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다음 날에 무작위로 제가 2월 내로 마무리해야 하는 일들을 일기 마지막 장에 정리해 보았습니다. 20개 정도가 정리되었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해야 하는 일부터, 제가 속해있는 집단들에서의 역할까지요. 그렇게 정리된 걸 보니 너무도 막막해서 해당 페이지를 지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에서 떠다니던 것들이 한곳에 모인 것 같아 내심 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렇게 일기장을 덮고 잠들어버렸어요. 그렇게 한 달이 지났나요. 여느 때와 같이, 일기를 쓰던 날이었습니다. 문득 적어뒀던 할 일들이 생각나서 마지막 장을 펼쳐보았어요. 해결한 것들을 전부 표시해 보았는데, 남은 일정 두 개를 제외하고는 전부 표시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고 전부 해결된 것을 보고 그제야 마음의 안정을 느꼈어요. “그냥 잊고 살다 보면 시간이 다 해결해 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머리가 복잡할 때는 어차피 하게 될 일들이기에 그저 스트레스받지 말고 받아들이자고 되뇌었습니다. 분명 처음에 쓸 때는 부정적인 감정을 가득 가지고 쓰던 글과 한탄이었는데, 결국 마지막에는 뿌듯함으로 한 달을 마무리할 수 있었달까요. 여러분도 혹여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일기장을 펼쳐보심이 어떨까요.
제 7 호 고민 중독 플래너
고민 중독 플래너 남영욱 수습기자 여러분도 다들 한 번쯤은 플래너를 써보신 경험이 있으실 것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가장 좋은 플래너란 어떤 구조인가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 시절부터 플래너를 써 오며 정말 많은 종류의 플래너를 써봤는데요. 그 결과 가장 이상적인 구조라고 생각하는 플래너는 다음과 같습니다. 왼쪽엔 주간할일 체크리스트 오른쪽엔 메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구조인데요. 체크리스트는 다른 평범한 플래너와 다를 바 없지만, 정말 중요한 부분은 우측의 '메모 공간'입니다.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개인마다 정말 다른데 저는 이 공간을 저의 '고민'으로 채워 나갔습니다. 우리는 많은 고민들 속에서 살아갑니다. 이를테면 오늘 연강 시간 사이에 밥을 어떻게 먹을지부터 조별 과제를 어떻게 처리할지까지. 정말 사소한 것부터 중요한 할 일 하나하나를 정하는 것 자체가 모두 고민입니다. 저는 이런 고민들을 날려 보내는 것이 너무 아깝습니다. 분명 제가 고민을 했다는 것 자체가 사소한 일일지라도 그 순간의 저에게는 고민이 될 만큼 비중이 있었던 일일 텐데 말이죠. 그러한 고민들을 머리로만 담으려다 까먹어버리면 너무 억울하고 답답하더라고요. 아마 여러분도 뭔가 엄청 중요한 것은 아닌데 생각해 오던 일을 갑자기 까먹어 답답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되도록 모든 고민을 메모판에 작성하고, 이를 구체화합니다. 그 후 단계별로 구분하여 체크리스트에 옮겨 적습니다. 예를 들어 앞서 잠시 언급한 '오늘 연강시간에 밥을 어떻게 먹을지'가 고민이라고 한다면, 이를 '무엇을 먹을지', '10분 사이에 어떻게 음식을 조달할지', '10분 사이에 어떻게 다 먹을지'로 구체화합니다. 그 후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메뉴 리스트 정리', '공강인 친구에게 사서 교실로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기'로 구체화한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좌측 체크리스트에 써넣습니다. 그 체크리스트의 체크 표시를 완료하면 저의 고민에도 체크 표시가 찍히겠죠. 뭘 그렇게까지 하냐고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구체적으로 고민을 정리하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듭니다. 그리고 그러한 확신이 고민을 가치 있게 만들어줍니다. 고민의 시간을 무로 돌리는 것은 바로 ‘흐지부지’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MBTI로 말씀드리자면 확신의 대문자 N으로, 생각이 아주 많은 사람입니다. 이에 따라 고민도 굉장히 많은 사람이죠. 다들 고민이 많은 성격이 단점이라고 많이들 생각하지만, 저는 이 고민이 많은 성격을 장점으로 바꾸기 위한 방법으로 플래너를 채택했습니다. 고민을 많이 하는 것은 좋습니다. 다만 그 고민의 끝에 무언가 남지 않으면 그 시간은 낭비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실패건 성공이건 무언가 남는 것이 고민의 시간의 가치를 증명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실패할지라도 그 실패의 걸림돌조차도 고민의 시간을 증명해 주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여러분의 발에 걸려 날아간 그 걸림돌이, 어느새 다음의 성공을 향한 징검다리 디딤돌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있을 것이라 감히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의 고민에 체크 표시가 찍히길 바라며, 저는 이만 ‘기사 작성’에 체크 표시를 하러 가보겠습니다.
제 7 호 My Shelter
My Shelter 송지민 정기자 (닌텐도 ‘동물의 숲’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설명해 드리자면, 무인도에서 다양한 동물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힐링 게임입니다. 낚시와 곤충 채집, 그리고 농작물 재배 등을 통하여 돈을 벌 수 있고, 다양한 아이템을 활용하여 집 내부와 섬 전체를 꾸밀 수 있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대학 시절 힘이 되었던, 혹은 꾸준하게 찾았던 애착템을 하나만 꼽으라 하면 단연코 ‘동물의 숲’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릴 적 하던 게임이라 처음엔 추억 회상 정도로 생각했지만, 어느새 완전히 빠져들어 작은 화면 안에서 ‘또 다른 나’로 살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거든요. ‘동물의 숲’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경제 시스템이 꽤 구체적으로 재현되어 있어요. 이에 더해 마을 주민이 동물이라는 판타지가 어우러져 현실과 비현실 그 사이 즈음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외에도 동물들의 귀여운 생김새, 계절별로 바뀌는 콘텐츠, 인터넷을 통한 유저들의 만남 등 다양한 매력이 있어요. ‘동물의 숲’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각자 그 이유가 다를 텐데, 오늘은 제가 그토록 좋아하게 된 몇 가지 점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해요. 1. 주민들은 나의 말에 항상 상냥하게 대답해 주어 좋지만, 그보다 더 좋은 건 거의 먼저 말을 걸지 않아 고요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 2. 내가 강가나 바닷가에서 낚시를 할 때면, 적당히 떨어져서 바라보기만 하다 마침내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그 때에 해맑게 박수 쳐주는 것. 3. 생일에는 집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 케이크와 함께 내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 같이 폭죽을 터뜨리며 축하해주는 것. 4. 내가 농작물과 과수원 농사에 소홀해져도 자기들이 꾸준하게 물을 주며 보살펴주고는 내가 수확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 5. 가끔 다가와 나의 새로운 별명을 지었다며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자랑하는 것. 6. 다른 주민과 다투거나 고민이 있을 때면 내게 조언을 구하고는 고마움을 담은 편지와 함께 내가 좋아할 만한 선물을 보내주는 것. 저는 바쁜 일상에 치여 주변인들의 활기찬 대화 소리가 소음으로 느껴질 때,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롭고 싶지는 않을 때면 ‘동물의 숲’에 접속했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한동안 플레이를 하다 보면 어느새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어요. 이렇게 적고 보니, 제가 바라는 인간관계의 이상이 녹아 들어있기에 좋아했나 봅니다. 서로에 대한 호감을 바탕으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 주는 그런 관계들로 가득 차 있는 이 마을이 저에겐 위로가 되었던 것 같아요. 가끔 머리와 마음이 어지러울 때, 여러분을 다시 시작점으로 되돌려주는 것에는 무엇이 있나요? 생각을 비우고 온전한 행복으로만 ‘나’를 채울 수 있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만약 당장에 떠오르는 것이 없거나 저와 성향이 비슷한 분들이 계시다면, 조심스럽게 ‘동물의 숲’을 추천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제 7 호 통학러 가방에는 충전기 하나쯤은 있잖아
통학러 가방에는 충전기 하나쯤은 있잖아 정기자 이선민 배터리 성능 최대치 76%를 가진 핸드폰은 통학생의 하루를 책임져주지 못한다. 편도 2시간의 통학 시간을 거쳐 학교에 도착하면 내 핸드폰의 배터리는 오늘 아침 기준 77%였다. 분명 100%까지 충전시키고 나왔는데… 그저 긴 통학 시간을 견디기 위해 약간의 음악과, 유튜브, SNS를 봤을 뿐인데 내 핸드폰은 왜 감당하지 못하는 걸까? 하는 아쉬움을 마음속에 담고 있다. 어느덧 버스를 타고, 버스에 탄 후 자연스럽게 내 옆에 핸드폰 충전 단자가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배터리가 사라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내 가방엔 보조배터리와 충전기가 항상 자리 잡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필수품이 된 핸드폰이 없다면, 정말 할 일이 없다. 음악 감상, 인터넷 검색, 심지어 결제까지도 핸드폰으로 할 수 있으니까. 내 전반적인 생활을 책임져주는 이 녀석에게 충전기는 팥 없는 찐빵과 같은 존재인 것 같다. 이렇게 통학의 지루함을 달래 줄 핸드폰을 유지하게 해주는 이 충전기가 어느덧 내게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었다. 글을 쓰면서 그렇다면 나를 충전시킬 수 있는 존재는 무엇일까라고 생각해 봤다. 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생활 속에서 난 ‘음악’으로 날 충전한다. 이 기사를 쓰고 있는 지금, SZA의 “Kill Bill”이란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다. 생각이 복잡하거나 고민할 일이 생기면 다양한 음악을 통해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생각을 확장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기분과 상황에 따라 음악을 이어폰으로 듣기도 헤드셋으로 듣기도 또 스피커로 듣기도 한다. 매번 듣던 노래도 기분과 상황, 음향 기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것에 신기함을 느끼고 있다. 지금 내 플레이리스트 중에 소개해 주고 싶은 노래를 몇 곡 골라보자면 Blake Rose의 “Gone”, 엔플라잉의 “Firefly”, Conor Albert & Max Pope의 “Sunflower”라는 곡들이다. 이 노래들을 추천해 주는 이유는 곡들의 멜로디가 나에게는 안정감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추진력을 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음악에서 사람들이 정해진 형식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나를 충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연료가 된다고 생각한다.
제 6 호 인류애 충전소
Ep1. 인류애의 반대어 – 정지은 기자 인류애가 생기는 순간들에 대해 떠올려 보았다. 찬찬히 주위를 둘러보니 내가 인류애를 느끼는 순간은 꽤나 많은 편인 것 같았다. 추운 겨울, 사람들이 지하철역 앞에서 전단지를 돌리시는 할머니를 지나치지 않고 두 손 꼭 전단지 받는 것을 보는 순간, 대중교통에서 사람들이 어르신들께 자리를 양보하는 것을 목격하는 순간, 꽉 막힌 도로를 지나는 구급차에 길을 터주는 차들을 보는 순간, 아직 사회를 경험하지 않은 아이들의 순수함을 보는 순간 등 말이다. 그러한 순간에는 무언가 마음 한구석이 찡하고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내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할 때의 일이다. 한 할머니께서 키오스크 앞에서 주문하는 법을 모르고는 헤매고 계셨는데, 지나가던 한 학생이 말없이 옆에서 할머니의 주문을 도와주는 것을 보았다. 순간적으로 ‘아, 내가 먼저 가서 도와드렸어야 하는 일인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동시에 그 학생이 너무나 예뻐 보였다. 다른 직원분도 느끼지 않았을까 싶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만 같아요. 인류애가 조금은 상승한 것 같네요.”라는 말을 했더니, 직원분께서 장난스레 말했다. “그런 사소한 것에 인류애를 느껴서 어떻게 할래. 저렇게 당연한 행동, 작은 행동으로 내 인류애는 상승하지 않아.”라고 말이다. 그 말에 반박할 것도 없이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어쩌면 너무나도 사소하고 당연한 행동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런 사소한 것에 인류애를 느끼지 못하고, 그저 인류애가 떨어지는 순간에만 왈가왈부하며 살아간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되는 거지?’ 이미 우리 사회는 그런 사회이다. SNS나 사람들의 이야기만 들어보더라도 인류애 상실의 순간에 대해서 집중하지, 인류애가 상승하는 순간을 집중해서 바라보지는 않는 것 같았다. 릴스나 숏츠 같은 영상의 댓글만 보더라도 일명 ‘프로불편러’들이 여기저기에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익명의 힘을 빌려 사회를 비판하기에 바쁘다. 오죽하면, 이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인류애 충전이라는 말과 함께 여러 짤이 함께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겠는가. ‘찬성’이 있다면 ‘반대’가 있고, ‘행복’이라는 단어에는 ‘불행’이라는 반대어가 존재한다. 그러나 ‘인류애’는 대비되는 말이 존재하지 않는다. 인류애가 상승하고, 상실하는 것으로만 표현하지, 인류애의 반대어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는 듯하다. 이는 마치 ‘인류 전체에 대한 차별 없는 사랑’은 부정할 것 없이 당연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삶에서 늘 온전히 짊어지고 가야 할 짐처럼 말이다. 표면적인 것만 보고는 어두운 가십거리에 대해서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를 둘러보고 작은 것에도 인류애를 느끼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가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변해가는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 인류애를 느낄 뿐 아니라 저 자신도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며 글을 마무리 짓는다. Ep2. 살아왔던 흔적에 기반하는 인류애 – 이다현 기자 인류애라고 인터넷에 검색하면 기사가 정말 많이 나온다. 유튜브에 검색해도 시민들이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남을 도왔다는 뉴스가 쏟아져 나온다. 차 사고로 차가 전복되자 망설임 없이 차에서 내려 탑승자를 구조하고, 차를 바로 세운다. 아기가 아파 응급실을 가다 접촉 사고를 낸 엄마를 상대 차주가 안아서 달래준다.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 코로나로 가게 사정이 어려워진 사장님은 오천 원을 쥐고 치킨집 앞에서 머뭇거리는 형제에게 치킨을 내어준다. 이처럼 우리는 사회의 시민 영웅을 보면서 “인류애가 생긴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특별한 사람이라서 다른 사람을 도운 것은 아니다. 그냥 사람 목숨이 우선이니까, 딸 같아서, 애들이니까, 같은 작은 이유로 사람을 도운 것이다. 인류애는 어디에서 기반하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살아왔던 흔적이 아닐까 싶다. 내가 받았던 친절을 갚고 싶어서, 나도 아끼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냥 나는 인간이니까. 앞서 나온 사례들이 가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인류애를 느끼는 순간이라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대중교통에서 자리 양보하기, 힘들어하는 사람 위로해주기 같은 것도 인류애가 생기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결과물의 크기가 어떠하든 사람의 마음에서 이어진 일이니, 말이다. 인류애를 느끼는 순간이라는 것은 크게 드문 일이 아니라고 말해 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 경험을 떠올려보려고 하니 별로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인류애의 기반을 찬찬히 되짚어 보기 전까지 인류애를 느끼는 순간이 커다란 사건에만 있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 같다. 휴대폰 갤러리앱을 뒤적이다 나는 한 가지 사건을 떠올릴 수 있었다. 얼마 전 등굣길에 지하철을 기다릴 때였다. 문이 열리고 지하철에 탑승하려는 찰나, 어린아이가 탄 유아차의 바퀴가 열차와 승강장 사이에 끼어버린 것이다. 아이의 어머니는 유아차를 놓지 못하고 안절부절하고 있었고, 사람들이 순식간에 모여 유아차의 바퀴를 빼내고 안전하게 옮겨주었다. 그 사이에 있던 나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 순간에는 인류애를 느꼈다기보다는 놀람과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역에 대한 생각이 컸던 것 같다. 인류애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는데도 말이다. 물론 여기서 환경 개선에 대한 문제를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류애를 느끼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당장 순간에 충실한다면, 순간에 느낀 선의가 더 크게 다가오지 않을까. 그리고 그 인류애가 또 다른 선의로 이어질 수 있고 또 다른 인류애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을 겪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 말자.' 유명한 말이 있다. 인류애도 이와 같다. 우리가 사소한 선의를 당연하게만 여기고 살아간다면 언젠간 그 선의는 사라질지 모른다. 인류애를 느낀 순간을 커다란 사건에서 찾기보다는 일상 작은 일에서부터 하나하나 찾아나가고, 먼저 실천해 본다면 인류애를 더욱 많이 느낄 수 있는 따스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p3. 경주 여행에서 마주한 인류애 – 김나현 기자 ‘인류애를 느끼는 순간’. 단체 기사의 주제가 정해지고 곧장 떠오른 소재가 있었다. 무작정 떠난 경주에서의 기억이 바로 그것이다. 행복의 순간도, 절망스러운 순간도, 분노도 기쁨도 슬픔도, 감정은 다양한 이유로 발현되지만 그중 제일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람을 마주하며 느끼게 되는 감정이고, 그런 건 예상치 못한 뜻밖의 순간에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 이야기는 너무 사소해서 인류 전체에 대한 사랑까지 포괄하진 않겠지만, ‘이런 사람/삶도 있구나’ 하고 우리의 앞날에 희망을 투영해 본 순간 정도로 생각하며 읽어 주길 바란다. 지난 여름, 학기를 무사히 마치고 친한 친구 몇 명과 경주로 짧은 여행을 떠났다. 최대한 경비를 아끼느라 떠나는 길은 피곤했고, 날씨는 매우 습했으며, 도착 후에도 내 마음처럼 움직여지지는 않았다. 여행에는 많은 변수가 있기 마련이고, 우리는 대체로 그 변수를 즐기는 편이었지만 그때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카페에서는 직원의 예의 없는 태도에 조금 화가 났었고, 가고자 했던 식당의 긴 대기 시간을 참지 못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답답함과 허기짐을 동시에 느끼며 ‘될 대로 돼라’는 생각으로 정처 없이 주변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길가에 예쁘게 핀 능소화를 발견했고, 덩그러니 놓여 있는 입간판도 봤다. 맛스러운 빵이 그려진 입간판을 보자마자 홀린 듯 그 가게로 걸음을 옮겼는데, 그때의 선택이 이 여행을 더 즐길 수 있도록, 오랜만에 인류애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향긋한 빵 굽는 냄새와 사장님의 따스함이 묻어나는 그 가게는 중년의 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빵집이었는데, 사장님은 우리를 친근하게 맞이하며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친절하게 말을 건네 오셨다. 경주 너무 좋지 않냐며 재치 있는 홍보도 하시고, 약도까지 그려가며 주변에 가볼 만한 곳과 사장님의 단골 맛집을 추천해 주셨는데, 그 따듯함이 여러 상황으로 지쳐있던 우리의 기분을 회복시켜주는 것 같았다. 흥미로운 스몰토크를 마치고는 사진이 잘 나온다는 야외 포토스팟을 소개하며 사진을 찍어주셨고, 그 덕에 생각에도 없던 단체 사진을 남길 수도 있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가게 주변 길고양이들의 밥을 챙겨주는 일도, 사장님 부부에겐 당연한 듯한 일상이었다. 무던한 듯 자연스럽게 베풀어지는 그곳의 정이 너무나도 인상 깊었다. 자신의 가족들에게도, 낯선 손님에게도, 가게 주변의 길 고양이에게도 아낌없이 따듯함을 나눈다는 점에서 인류애를 느꼈다. 그곳에서 사장님의 정을 느끼며 앞으로 살아갈 우리의 세상에도 정 많은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랐다. 사람에게 상처받는 순간도 있겠지만, 다시 사람으로 치유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인류애를 느끼는 순간은 꼭 특별한 계기나 조건을 요하지 않음을 느꼈다. 그 순간이 엄청나게 특별해야 될 필요도 없더라. 그냥 무던하게 살아가다가 어떤 사람의 ‘몸에 밴 다정’을 마주할 때 ‘인류애’를 느껴볼 수 있고, 그 기억으로 다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Ep4. 다시 생각해 본 단어, ‘인류애’ – 이소명 기자 오늘은 ‘인간’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해. 그래, 바로 인류애에 대해서 말이야. 요즘 친구들과 이런 말들을 자주 하지 않아? “오늘 출근길에 인류애 박살났어.” “인류애 충전이 필요해.” 인류는 ‘세계의 모든 사람’을 뜻 해. 그러니깐 인류애는 ‘인류 전체에 대한 사랑’을 의미하지. 이렇게 사전적 의미를 두고 생각해보니, 호기심이 발동하는 부분이 있더라. 내가 최근에 인류애를 잃었다고 말을 뱉었던 건 퇴근길 지하철에서 뒷사람에게 밀려 넘어졌을 때였어. 전 인류 중 단 한 사람에게 밀려 넘어진 건데, 전 세계 인구 그러니깐 인류 전체에 대해서 사랑을 잃었다고 말한 거야. 조금 웃기지 않아? 또 한 번은 날이 추워졌길래 동네 작은 슈퍼에서 핫초코를 찾았는데 없더라고. 그때 주인 할머니께서 “파는 건 없지만 내가 먹는 건 있지”라면서 핫초코 한 봉투를 주셨어. 집에 돌아가며 이런 게 인류애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 할머니께서 주신 핫초코 한 봉투로 난 전 인류를 사랑하게 되었어. 우리는 세계 모든 인간에 대한 사랑을 1초 만에 얻고, 또 1초 만에 잃기도 해. 인간은 그만큼 사랑에 예민하다는 거지. 요즘 사회를 되돌아봤을 때 너무 각박하고 차갑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뿐만이 아닐 거야. 사실은 모두 마음 한편에서 ‘애’(愛) 그러니깐 사랑을 찾고 있을 텐데 말이야. 그래서 SNS 상에서는 <인류애가 충전되는 순간 Best 5>과 같은 제목으로 실험카메라 영상까지 만들더라. 길 잃은 아이를 도와준다던가, 다리에서 자살하려는 사람에게 다가가 용기를 북돋아 주는 말을 건넨다는 내용으로 말이야. 너무 자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해서 눈살이 찌푸려 질 때도 있지만, 이렇게까지 해서 인류애를 충전해야 한다는 현실이 조금 슬프기도 해. 왜 그런 말이 있잖아, ‘인간은 사랑으로 살아간다’. 어쩌면 요즘 우리가 일상에서 인류애를 자주 언급하는 모습이 이 말의 진리를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어. 인간은 무의식중에서도 계속 사랑을 찾고, 사랑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거야.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바로 당신에게 묻고 싶어! 너의 시각에서 ‘인류애’는 어떤 의미야?
제 6 호 인류애 방전소
EP1. 아니 진짜로… 왜 그러시는 거에요? – 송지민 기자 #1. 불편한 버스 (버스에 탄다. 카드를 찍는다. 고개를 들어 앉을 자리를 스캔한다. 모두가 창가 자리는 비운 채 통로 쪽 의자에 앉아있다. 다가간다. 아무도 옆자리로 이동하려는 기색이 없다. “어… 죄송한데 안으로 좀 들어 갈게요.”라고 말하며 비집고 들어간다. 아닐 때도 있지만 대개 내가 먼저 ‘STOP(정차)’ 버튼을 누른다. 아무래도 일어서서 비켜줄 것 같진 않다. 아니나다를까 가만히 있거나 무릎만 스윽 옆으로 돌린다. 그럼 나는 “내릴게요.”라 말하며 다시 어렵게 비집고 나간다.) 꼭 창가 자리로 비켜달라는 건 아니에요. 근데 옆자리에 앉으려 하거나 내리려 할 땐 조금 비켜 주시면 안 될까요?ㅠㅠ 짐이 많거나 옷이 두꺼운 계절엔 정말 힘들단 말이에요! 제가 가방이나 옷으로 당신을 치고 가길 바라시는 건 아니잖아요... 저도 치고 싶지 않아요. 우리 조금만 더 배려합시다! #2. 불편한 카페 스타벅스 3층은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의 것?! 언제부터 카페 위층들이 조용히 공부하는 곳이었나요? 혹시 저 몰래 이미 정해진 걸까요?ㅠㅠ 오랜만에 만난 친구랑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면서 재밌게 얘기하고 싶어요. 카페는 그러려고 만들어진 곳이잖아요… 어학사전에도 카페는 ‘음료수를 마시거나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라고 나와 있다고요! 그런 카페에서 모두가 이용하는 공공장소이니 시끄럽게 떠들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힐끗힐끗 쳐다보시면 순간 여기가 도서관이었나 싶은 착각이 들어요… 내가 내 돈 내고 커피 마시면서 눈치를 봐야 합니까?! 커피 마시고 싶은데 주변 소음에 방해받지 않게 조용히 공부하고 싶은 분들께는 ‘스터디카페’라는 곳이 있다는 걸 알려드립니다^^ #3. 불편한 댓글 프로불편러: 매사 예민하고 별것도 아닌 일을 과대 해석해서 논쟁을 부추기는 유난스러운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 이들은 쓸데없는 것을 트집 잡고 ‘이거 나만 불편한가요?’라는 말과 함께 동조를 이끌어 냄. 어느 기사나 영상 댓글들에 한결같이 존재하는 그들은 바로 프로불편러. 그들은 어떻게 그렇게 소식이 빠른지, 자기네끼리 공유라도 하는지 각종 이슈들에 득달같이 달려들어 불편함과 불쾌함을 늘어놓곤 하는데, 보는 우리도 정말 불편합니다! 표현의 자유? 웃기고 있네요. 당신네들이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쓰는 댓글들은 우리가 보기엔 명예 훼손과 분란 조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거든요?! 무조건적인 혐오와 편 가르기는 이제 그만하고, 불쾌함을 드러내거나 논점을 제기하고 싶을 땐 합당한 논리와 올바른 언어를 이용해보자고요. 그런데 잠깐만… 어쩌면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프로불편러? EP2. 단지 슬픈 날 – 임지혁 기자 온종일 배탈에 걸려서 누워있다가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났다. 오늘은 건강검진이 있는 날, 국가가 그래도 건강 좀 챙기며 살라고 최소한의 배려를 해주는 소위 세금값 하는 날이다. 그런 영광스러운 날에 배탈을 앓고 있다니, 다행스럽게도 내시경 등의 검사는 없이 일반 검진만 있으므로 다소 안심하고 옷을 꾸렸다. 요즘은 날이 추워서 단단히 챙겨 입어야만 한다. 그 날 아침에 대해서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배탈이 나서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던 상황에서 혈액 검사를 위해 전날 21시부터 시작된 금식으로 나는 굉장히 초췌해져 있었다. 다행히 그날 아침에는 속은 많이 괜찮아졌지만 예약을 잡아둔 병원으로 걸어가면서 눈에 들어왔던 것은 오로지 빵집, 식당, 맛있는 수제 푸딩을 파는 과자집, 이런 것들 뿐이었다. 반대편에서 어디서 샀는지 붕어빵 하나를 물고 오는 어떤 아이를 나는 부르주아를 바라보는 프롤레타리아의 눈으로서 바라보았다. 어렵사리 가벼운 지갑의 도움으로 금식을 지켜내는데 성공하고서는 제시간에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문진표를 작성하고, 키와 몸무게를 측정하면서 본격적으로 건강검진이 시작되었다. 시작하기도 전부터 엉망이던 건강검진은 지속적으로 혼돈스러워졌다. 혈액검사를 위해서 팔을 내밀었는데, 무언가 주사바늘이 들어오는 느낌이 평소와 많이 달랐다. 어찌어찌 혈액 채취에는 성공한 것 같지만 평소보다도 많이 쓰라렸던 팔에 그 날 저녁에 보니 피멍이 들어 있었다. 다음으로 엑스레이를 찍기 위해서 방사선과로 이동하였는데, 그곳에는 정말이지 평소보다도 많은 대기인원들이 있었다. 방사선사 선생님도 당황스러우셨던지 빨리빨리 일하려고 하셨지만 접수를 해두고는 나름의 사정으로 다른 곳에 가버린 환자들을 찾아나서는 일 앞에서 그런 노력들은 번번히 좌절되었다. 오랫동안 기다리다가 내 이름이 불리자, 그제서야 약간의 안민의 눈초리를 보이며 촬영기 앞에 서게 되었다. 필자는 그러면서 결심하게 되었다.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건강해져야만 한다. 검사가 끝나고는 든든하게 밥을 먹기로 하자. 이번 검사에서 특별히 이상이 있지는 않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는 곧바로 근처의 햄버거 집으로 향한다. 마음에 담아두었던 신제품 메뉴 하나와, 배고프니 햄버거를 하나 더 주문하고서는 드디어 이 배고픔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속에 햄버거 세트를 먹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제서야 깨닫는다. 아차, 곧바로 오후에 치과 검진을 잡아뒀다. 탄산음료에 대해서 얼마나 잔소리를 들을지. 게다가 배탈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리고 빈 속에 과식을 해서인지 속은 더더욱 부글부글해졌다. 나중의 일이지만 우편으로 도착한 검진 결과표의 수치들은 작년보다도 더 부정적이었다.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다. 단지 슬픈 날이었을 뿐이다. EP3. 발전하는 세상 속 우리의 인류애 – 이선민 기자 우리가 일상에서 크게 눈치채지 못하지만, 어느 순간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들이 있다. 나는 ‘기술의 발전에 적응해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며 불편한 순간을 느끼게 되었다. 첫 예시로 ‘키오스크’를 꼽고 싶다. 키오스크는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급격하게 보급되었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의 확산을 막기 위해 비대면 생활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상명대 언덕 아래 돈가스 가게만 봐도 앉은 테이블에 있는 태블릿을 이용하여 주문하고, 바로 결제까지 끝낼 수 있다. 우리는 학창 시절부터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의 사용이 익숙해져서 키오스크는 매우 편리한 존재라고 여긴다. 굳이 타인과의 불필요한 대화 없이 혼자 밥을 먹는 상황에도 유용하게 사용되곤 한다. 언젠가 동생 졸업식 날, 근처 패스트푸드점에 방문했을 때 키오스크가 생각보다 편리함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야 너무나 익숙하게 키오스크를 사용하지만, 연령대가 조금만 높아지면 여러 프로세스를 거쳐야 결제가 가능한, 이 키오스크에 어려움을 쉽게 느낀다는 것이다. 내 옆 키오스크를 이용하신 한 어르신은 나보다 일찍 키오스크 앞에 서 계셨음에도 쉽사리 음식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창으로 넘어가지 못하셨다. 나는 쉽사리 연배가 있으신 분께, ‘괜찮으시다면 도와드릴까요?’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혹여 내 딴에는 도움이고 선의라고 판단하고 건넨 말이, 그분들에게는 자신은 자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람처럼 보이나? 라는 생각을 하시게 될까 싶어서다. 망설이다 ‘혹시 결제 부분만 도와드릴까요?’라고 여쭸고, 어르신은 정말 고맙다고 말씀과 끝에는 “기술이 발전하는 건 좋은데, 나 같은 사람은 영영 이용 못 하는 건 아닌지 몰라”하고 웃으며 말씀하셨다. 이 말을 듣고 생각해 보니 키오스크는 누군가를 거치지 않고 사용이 가능하다는 간편함과 편리함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그 누군가를 거치지 않기에 생기는 불편한 순간들이 있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되었다. 키오스크로 주문하게 되면 다가오는 불편한 순간들이 뭘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불편한 점은 모두를 위한 편리함이 아니라는 것을 꼽을 수 있다.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누군가는 낙오될 것이고, 이 누군가는 점점 많아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최근 야구 한국시리즈 예매를 떠올렸다. 야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최근 이 기사를 봤을 수도 있다. 한국시리즈 진출 팀인 LG와 KT의 경기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상상 이상으로 많았다. LG는 프로야구 초창기 팀이기에 오랫동안 응원을 해온 팬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온라인 예매를 통한 티켓 예매가 난항을 겪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 기사를 보고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오랜 시간 동안 해당 야구팀의 팬이었지만, 표를 구하지 못해 야구 경기장 밖을 맴도는 어르신들이 많았다는 기사였다. 찾아보니 100% 온라인 예매였다. 취소표가 풀리게 되면 일반적으로 오프라인에서도 예매할 수 있었지만, 요즘엔 온라인에서 풀리는 취소표는 다시 온라인에서 예매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오프라인으로 예매할 수 있는 표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기에 인터넷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표를 구하지 못하고 경기장 밖을 서성거리신 것이다. 이 상황은 명절마다 박 터지는, 국민 티켓팅이라고 불리는 ‘기차표 예매’와 유사하다고 생각했다. 그 기사 속 인터뷰 중 하나는 “딸이 온라인으로 표를 예매해 줘서 경기를 직관할 수 있었다”였다. 누군가는 도움이 없으면 이 발전하는 기술을 따라잡지 못하고 맥없이 불편한 순간이라고 되새기며 인내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간편함과 서로의 편리성을 위해 기술은 항상 발전하고, 우리는 발전하는 방향에 몸을 실으며 따라가고자 노력한다. 모두가 똑같이 적응해 가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기술 발전에 적응해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며 언젠가 우리도 겪게 될 일이 될 것이라고 느꼈다. 머지 않아 우리의 부모님이 직면할 상황이라 생각하니 기사를 쓰면서 더욱 와 닿게 되었고, 이 순간이 나에게 왜 불편하게 다가왔는지를 인지할 수 있었다. 이 불편한 순간을 해소하기 위해 단순히 특정 누군가를 위하는 방안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그저 모든 이들이 함께 혜택을 누리고 자유로워질 수 있기를 바란다.
제 5 호 오늘도 상명인은 무사히 통학을 마칠 수 있을까요?
편집장 이소명 202210058@sangmyung.kr 상명인은 걱정과 함께 매일 아침을 시작한다. 통학길이 어디서 시작하는지에 따라 고민의 내용은 제각각이겠지만, 걱정스러운 마음은 모두 같다. 가장 큰 고민은 언덕을 걸어 오를지, 버스를 타고 오를지 아니면 최후의 수단으로 택시를 탈지일 것이다. 그렇다. 상명인의 가장 큰 고역은 그토록 유명한 ‘언덕’이다. 상명대학교 언덕은 국내 대학 언덕 중 아주 높은 편으로 유명하다. 상명대학교는 입구에서 정문까지 높은 언덕을 오르고 나서도, 정문부터 후문까지 계속 언덕의 형태를 띤다. 그래서 우리 학교생활을 늘 함께하는 ‘언덕’이 우리에게 얼마나 크고 작은 해(害)를 끼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 상명인의 통학 이야기 우선, 상명인들의 아침 통학길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7016번 버스를 통해 통학하는 A양의 이야기이다. 주에 오전 9시 시작 수업이 2번, 오전 11시 시작 수업이 1번 있는 A양은 ‘KT 광화문지사’ 정류장에서 7016번 버스를 기다린다. 그녀의 통학길에 눈치싸움은 필수이다. ‘KT 광화문지사’ 정류장은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내리는 사람들의 환승 구역으로 탑승자가 많은 정류장이다. 그 전에 서울역이나 시청역에서 이미 많은 탑승자를 태운 만차 상태로 오는 경우도 많기에 기다리는 사람 중 일부만 타거나, 아예 버스가 멈추지 않고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서대문 08번 버스를 타는 B군의 이야기이다. B군은 학교 정문에서부터 도보 20분 거리에 거주하지만, 언덕을 오르기 힘들어 버스도 자주 애용한다. B군은 주에 오전 9시 2번, 10시 1번, 11시 1번 시작 수업이 있다. 10시 시작 수업에는 버스를 타기 가장 수월하다. 하지만 이번 학기 중 11시 시작 수업에는 사람이 많아 버스를 한 번도 타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종로 13번 버스를 타는 C양의 이야기이다. 평창동 스뮤 하우스에 거주하는 그녀는 주에 오전 9시 시작 수업이 3번 있다고 한다. 언덕 아래까지 다른 버스를 타고 온 그녀는 언덕 아래에서 종로 13번 버스를 기다린다. 종로 13번 버스의 배차 간격은 15분이라고 하지만 매일 아침 들쑥날쑥하기에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사람이 많은 날이면, 수용 인원이 적은 종로 13번 버스에 이미 사람을 가득 채워오거나 언덕 아래 정류장에서 길게 줄을 서야 하기에 더욱 탑승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 통학길이 위험하다? 상명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파악할 수 있던 언덕이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크고 작은 ‘해’(害)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첫째, 이른 아침 시간에 언덕을 오르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아침 운동을 한다며 가볍게 여길 수도 있지만, 1분 1초가 아까운 통학 시간에 높은 언덕을 급히 오르다 보면 건강에 무리가 올 수 있으며, 정작 집중해야 할 수업 시간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실제 이야기를 나눈 학생 중 상당수가 언덕을 급히 오른 뒤 땀을 식히거나 목을 축이기 위해 수업 앞부분에 집중을 못 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둘째, 적절한 탑승 인원을 초과한 인원이 버스에 탑승하게 되면 승객들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 2022년 10월에 발생한 이태원의 아픔을 기억한다면, 해당 사건과 조금이라도 유사한 일에 관해선 초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하지만 10월의 아픔 후에도, 출·퇴근길 혼잡도가 220%까지 다다른 ‘김포 골드라인’ 사건이 이어 논란이 됐다. 유사한 모습을 우리 상명대학교의 통학길에서도 볼 수 있다. 상명대학교의 통학길을 체험해 보기 위해 탑승 인원이 가장 몰리는 시간대에 직접 버스에 탑승해 보고자 한다. 그래서 [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2023학년도 제1학기 학과별 시간표]를 바탕으로, 요일별 그리고 시간별로 상명대학교 오전 수업 수를 비교해 보았다. <표1. 상명대학교 오전 수업 비교 – 2023학년 1학기 기준> 표에 따르면, 목요일 11시 시작 수업이 52개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11시 시작 수업이 첫 수업이 아닐 것을 고려해 9시 시작 수업 통학 시간대에 맞춰 버스를 탑승하러 가보았다. # 직접 체험해 보다. 우리의 통학길 수요일 오전 8시 23분 ‘KT 광화문지사’ 정류장에 도착해 7016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출근 시간대와 겹쳐 직장인들과 대학생들이 섞여 정류장 근처는 복잡한 모습이다. 남은 시간을 안내하는 전광판에는 7016 버스의 남은 시간이 4분임을 알리고 있다. 곧 있으면 버스가 도착할 텐데 옆에 있던 상명대학교 학생은 언덕을 오르는 7016이 아닌 언덕 아래까지만 가는 다른 버스에 탑승하려는 듯하다. 이유를 물으니, “7016이 거의 만차로 올지도 몰라요. 아직 9시까지 여유가 있으니, 학교 입구까지만 가는 버스를 타고 종로 13으로 환승하려고요.”라고 답하였다. 반대쪽에는 처음 만난 듯한 3명이 짧은 인사를 나누고 함께 택시에 탑승한다. 대학생 커뮤니티 앱인 에브리타임이나, 카카오톡 오픈 채팅을 통해 택시 탑승 동행을 구해 택시비를 나누는 것이다. ‘7016’ 숫자가 멀리서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눈치를 보며 정차선 도착 전인 버스 쪽으로 향할지, 정차선에서 기다릴지 고민하며 몸을 이리저리 옮겼다. 드디어 모습을 보인 버스 내부는 이미 사람이 많이 차 있었다. 문이 열리자 이미 사람들끼리 붙을 틈이 없어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탑승자들은 발자국을 조금씩 옮기며 익숙한 듯 새로운 탑승자가 탈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버스 안에 발을 올리자, 숨이 막히는 듯했다. 대부분의 창문이 열려있고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너무 많아 공기 순환이 잘되지 않았다. 버스가 출발하였지만, 손잡이가 손에 닿지 않았다. 두 다리로 위태롭게 중심을 잡았다. 결사코 더는 새로운 탑승자가 들어오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다음 정류장인 경복궁역에 도착하자 대여섯 명 정도가 앞·뒷문으로 더 탑승한 것 같다. 시내버스는 앞문으로 탑승하고, 뒷문으로 하차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한 명이라도 더 탑승하기 위해 뒷문 탑승을 상황에 따라 허용하는 듯하였다. 더 많은 사람이 탑승하자 손잡이를 잡지 않더라도, 사방에 있는 승객들로 인해 몸이 휘청이지 않았다. 학교에 도착하자 8시 50분을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아침 시간이라 차가 막히고, 다음 버스에 탑승하라는 기사님의 외침에도 계속 승객이 타다 보니 기존보다 많은 시간이 할애되었다. 중간중간 옆 사람과 부딪히거나 발을 밟게 되는 등 서로가 원치 않은 접촉이 발생하였다. # 버스 안에서 불쾌함 몰리는 시간대에 버스에 탑승해 보니, 크고 작은 위험이 많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우선 버스가 급출발 또는 급정거하여 누군가 넘어진다면 줄줄이 그 충격을 받아 내야 할 정도로 탑승객이 밀접해 있다. 그래서인지 승차문 또는 하차문과 승객 사이의 적정 거리도 확보되지 않았다. 버스 문이 닫히기 위해서는 문과 승객 사이의 어느 정도 거리가 확보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정류장마다 위험해 보이는 모습이 연출되었다. 그리고 사방에 있는 승객들과 계속해서 서로가 원치 않은 접촉을 해야 했다. 한 걸음마저 움직이기 어려워 서로의 몸이 닿아있는 경우를 많이 목격할 수 있었다. 비켜주려 발걸음을 옮기면 되려 반대쪽 사람과 살을 맞닿아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고개를 돌리기조차 힘들 정도로 많은 인원이 뒤엉키다 보니 이를 악용한 범죄가 발생할 여지가 다분해 보였다. 실제 에브리타임에서 수년째 논란이 되는 일명 ‘7016 변태남’이 있다. 그는 사람이 많은 정류장에서 탑승하여 여성 승객 뒤에 악의적으로 몸을 대거나 비비는 등으로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한다고 한다. 피해자가 낌새를 눈치챈 듯하면 중간에 내려 다음에 오는 버스에 탑승해 같은 범행을 반복한다. 이처럼 적정 인원을 넘긴 버스는 우리에게 크고 작은 해를 초래한다. # 가능할까요? 안전한 통학… 우리 학교 교통편에 대해 학교는 어떠한 입장을 가지고 있을까? [2022학년도 제2차 학생회대표 총장 간담회 회의록]에서 상명대학교 출입 교통편에 대하여 질의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었다. <사진1. 상명대학교 출입 교통편 관련 학생회대표 총장 간담회 회의록> 결과적으로 학교는 교통편 개선을 위해 서울시와 운수 회사에 요청하여 7016 버스 배차간격을 기존보다 2분 줄였다. 하지만 셔틀버스나 버스노선 신설은 여러 문제로 진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2분’이 우리에게 얼마나 영향을 줬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버스 문에 신체가 끼어 다쳤다는 사람, 무더위 속 버스 안에서 정신을 잃었다는 사람 모두 우리 상명대학교의 학우들이다. 확실한 건 2분보다 더 직접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우리의 안전을 지켜줄 주체가 누구인지 그리고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는 날이 도래할지에 관해 여러 상명인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참고 문헌 ] 1. 김태인,‘김포 골드라인’ 혼잡도 220%->191%…여전히 혼잡,Jtbc 뉴스,2023.06.19.,<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31298> 2. 상명대학교 샘물 통합정보시스템 > 공유와 소통 > 공유,[2022학년도 제2차 서울캠퍼스 학생회대표 총장간담회 회의록.pdf],<https://smul.smu.ac.kr/index.do> 3. 2023학년도 제1학기 수강신청 안내 및 강의시간표 공지,[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2023학년도 제1학기 학과별 시간표.pdf], <https://www.smu.ac.kr/lounge/notice/notice.do?mode=view&articleNo=733852&srCampus=smu&article.offset=0&articleLimit=10&srStartDt=2022-03-01&srSearchVal=%EC%8B%9C%EA%B0%84%ED%91%9C&srSearchKey=smu%2C&srEndDt=2024-02-29>
제 5 호 우리가 낭만이 없다고!?
정기자 송지민 202110353@sangmyung.kr #1.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사람들은 지난 몇 년 전부터 꾸준하게 우리 대학가의 모습을 보며 낭만이 사라졌다고들 해. 그런데,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가 낭만이 없다는 거야? 나는 아직 이십 대의 청춘인데! 도대체 왜, 어떤 이유에서 그런 말들을 하는 거야? #2. 그들이 말하는 우리. 낭만 없는 우울한 대학가... '새내기의 3월'은 옛말, 캠퍼스 낭만 사라진 '코로나 세대', 연대 의식이 사라진 대학 캠퍼스. 이게 바로 그들이 말하는 우리야. 이전에는 새 학기 때면 학과, 학생회, 동아리 등 신입생 환영회로 대학가 주변이 북적였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대. 왜냐고? 청년 실업과 경기 불황 등의 이유로 신입생은 곧 '조기 취준생'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토익학원과 고시학원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야. 그렇게 학생들은 취업 준비에 집중하면서 학교생활은 뒷전으로 미루게 됐고, 자연스레 동아리들은 점차 사라지고 대학가 주변 주점들도 한산해지게 된 거지. 그러다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했고, 우리는 학교조차 갈 수 없게 됐어. 대학에 입학하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연애도 하며 캠퍼스의 낭만을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신입생들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만 거지. 행복한 대학 생활을 꿈꾸며 고3(혹은 N수) 대학 입시 생활을 버텼을 텐데 말이야. 그렇게 약 2년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던 학교를 그제야 처음으로 다니게 되니, 학생들은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누가 알겠어. 이미 선배들은 모두 졸업하고 이제는 자기가 고학번이 되어버렸는 걸. 작년 여름, 한창 화두가 되었던 모 대학교의 청소·경비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민·형사소송 사건 기억나? 세 명의 학생이 노동자들의 집회로 인한 소음 때문에 학습권이 침해된다며 소송을 걸었었지. 그 사건으로 세간에서는 우리 모두를 마치 개인주의적인 성향 때문에 연대 의식을 잃어버린 세대로 인식하는 것 같아. 물론 우리 세대가 갈수록 개인주의 성향이 짙어진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게 과연 잘못된 걸까? 그리고 이렇게 된 상황이 우리만의 잘못일까? 우리는 어려서부터 나 자신이 가장 중요하며 그다음으로 가족과 친구, 그리고 이웃으로 퍼져나가는 것이라고 배웠잖아. 그리고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좋은 대학, 좋은 직업을 가져야 '성공한 어른'이 되는 거라고 가르쳤으면서. 아, 그렇다고 내가 그 학생을 옹호하는 건 아니야.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는 엄연히 다르다는 거 알지? 이기주의는 자신의 이익만을 중시하여 타인과 사회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개인주의는 사회의 이익에 앞서 자신의 가치를 더 중시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둘을 비슷한 결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 다소 민감한 주제이다 보니, 나는 여기서 그만 말할게! #3.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해. 아무리 요즘 대학생들은 낭만이 없다고 한들, 내가 볼 때 지금 우리는 대학 생활을 충분히 잘 즐기고 있는 것 같아. 물론 코로나 학번들은 안타깝게 됐지만 말이야. 혹시 다들 작년 축제 기억나? 여러 학과와 동아리들이 준비한 다양한 콘셉트의 부스와 가지각색의 먹거리들, 그리고 기대에 찬 얼굴로 캠퍼스를 누비는 학생들을 난 기억해. 아티스트 공연으로는 싸이랑 잔나비가 왔었잖아? 그때 나는 무대 앞에서 시큐리티를 섰는데, 아티스트 공연에 환호하며 같이 뛰고 있는 내 앞의 수백 명의 학생들을 보고 있으니 정말 묘한 감정이 들더라. 뭔지 모를 안쓰러움과 애틋함 그사이... 그런 기분이 들었어. 2년 만에 학교로 돌아와 즐긴 축제를 기점으로 우리의 캠퍼스는 점점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것 같아. 학교 주변의 새로 오픈한 식당과 카페, 그리고 다시 활성화된 MT와 각 단대별로 진행하는 행사들까지 말이야. 이외에도 시험 기간의 과방에 모여 다 같이 배달 음식을 시켜 먹으며 각자의 한탄을 늘어놓는 모습을 보면 되게 웃음이 나. 하는 말들은 모두 '너무 힘들다', '공부 진짜 하기 싫다'와 같은 부정적인 말들인데, 그런 말들을 친구들과 나누는 순간만큼은 다들 웃고 있거든. 되게 모순적인 그 모습이 나는 정말 웃기고 즐거워. 그리고 가끔 사범관 앞 잔디밭을 지나가다 보면 친구들끼리 혹은 연인끼리 벤치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다정히 얘기하는 모습을 보는데, 그렇게 편안하고 행복해 보일 수가 없더라. 이런 것들이야말로 진짜 캠퍼스 낭만 아닐까? 아직도 우리가 낭만이 없다고 생각해?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해. #4. 사실 난, 낭만 빼면 시체야. 듣기엔 조금 웃길 수도 있겠지만, 사실이야. 나는 낭만을 좇으며 살아가는 멋진 이십 대거든! 그럼, 이제부터 내가 지금까지 우리 캠퍼스에서 찾은 낭만들을 얘기해줄게.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나는 사범관 앞 잔디밭 벤치에 앉아 멍때리며 노을을 보는 걸 좋아해. 잘 몰랐는데, 노을이 질 때 하늘의 색이 생각보다 빠르게 변하더라고? 하얀 구름과 함께 파랗던 하늘이 점차 핑크색과 보라색으로 변하고, 그다음에는 주황색으로 물드는데 정말 예뻐서 눈을 뗄 수가 없더라. 그리고 그런 광경을 보는 데에 30분 안팎이면 충분한데, 어때? 개강하고 시험 기간이 되기 전에 여유롭게 시도해볼 만하지 않아? 그리고 우리 학교가 고지대에 있는 만큼 위에서 보는 풍경이 되게 운치 있는 거 알지? 공강 시간에 친구랑 같이 밥 먹고 소화시킬 겸 얘기하면서 캠퍼스 한 바퀴 스윽 돌면 리프레쉬도 되고 좋더라. 특히 에스컬레이터 있는 쪽 큰 바위 위에 올라서면 마치 등산한 것 같은 기분이어서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더라고! 우리 '바쁘다바빠 현대사회'에 살다 보니 날 잡고 등산할 기회가 별로 없잖아? 뒷동산으로 운동하러 간다는 마음으로 상명대학교 등산도 추천할게! 마지막으로는 '캠퍼스 낭만'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인 MT에 대해서 얘기해보고 싶어. 나는 신입생 환영회, 개강파티, 종강파티, MT 모두 경험해 봤는데, 앞선 세 가지는 몰라도 MT까지 그저 술이 목적이 되는 것이 항상 아쉬웠어. 나는 'MT'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바베큐 파티를 한 뒤에 숙소에서 빙 둘러앉아 기타 치면서 다 같이 노래 부르고 밤새 웃고 떠드는 모습이 그려졌거든. 미디어에서 MT가 그런 모습으로 많이 비춰진 까닭인지 나는 항상 그런 그림을 상상했었어. 그래서 이번 여름방학에 계획되었던 MT에서는 나의 이런 로망을 꼭 이루고자 여러 가지 게임들과 콘텐츠를 준비해 갔어. 예능 프로에 나오는 퀴즈 게임들과 팀별로 요상한 포즈를 따라 사진 찍어 오기, 바베큐 파티를 한 뒤에 기타 치며 다 같이 노래 부르기, 그리고 밤에는 노래방 기계와 함께 춤 추기(참고로 우린 독채 펜션에다가 주변 숙소들은 멀리 떨어져 있었어!) 등 정말 너무 재밌었어! 그때 생각이 나서 지금 내가 조금 흥분했는데, 여튼 너희도 나와 같은 로망을 가지고 있다면 꼭 이루고 졸업했으면 좋겠다. #5. 너희들 생각은 어때? 지금까지는 내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만 나열한 것 같은데, 너희는 어떻게 생각해? 정말 지금 우리 대학생들이 낭만을 잃은 채 개인주의적으로 살아가는 것 같아?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 우린 어렸을 때부터 끊이지 않는 경쟁 사회 속에서 고등학교 입시와 대학 입시를 경험했고, 지금은 취업 시장으로 달려가고 있으니깐 말이야. 당장 내 옆에 있는 동기들과 선후배들이 마냥 친구가 아니라 경쟁자로 보이기도 하겠지. 그건 나도 동의하는 바이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하지만 우리가 항상 그런 건 아니잖아? 사람들의 말처럼 정말 우리 대학에는 이제 낭만이 남아있지 않다면, 지금까지 내가 봐왔던 모습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면서 좌절하다가도 학생회관 앞 꽃나무 하나에 줄줄이 서서 환하게 웃으며 사진 찍는 그런 모습들. 아니면 수업에 지쳐 퀭한 얼굴로 다니다가도 고작 고양이 한 마리에 반짝거리는 눈으로 핸드폰부터 꺼내 드는 그런 모습들 말이야. 이처럼 우리는 서로 경쟁하면서 발전하고, 그리고 그 속에서 함께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며 우정과 사랑을 약속하는 것 같아. 그리고 그게 낭만인 거지. 너희들 생각은 어때? 메인사진_상명대학교 인스타그램_https://www.instagram.com/p/CeLfVQvPt6f/?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id=MzRlODBiNWF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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