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03 호 [순간포착] 사계
사진 제공 화공신소재학과201711100 박상민
제 703 호 [책으로 세상읽기] 나의 삶에 질문을 던지는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
저자 빅터 프랭클|역자 이시형|청아출판사 |2020.05.30.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19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영어 번역판만 400만 부 이상 팔린 스테디셀러이자 베스트셀러 도서이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빅터 프랭클이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겪은 끔찍한 상황에도 삶의 의미를 잃지 않고 살아나가는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경쟁하는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자신의 ‘목적’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타인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바쁘게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삶의 의미를 모르고 주위 시선에 신경 쓰며 달려가 도착한 곳에서 행복이 아닌, 회의감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일을 잠시 멈추고,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아가고 싶을 때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책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겪은 작가의 경험과 이를 통해 발견한 정신분석 방법인 로고테라피(logotherapy)를 설명하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줄거리를 살피기 전에, 먼저 자신에게 삶의 목적이 있는지 질문을 던져보자. 나의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죽음의 상황에서 삶의 목적이 있다는 것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대해서 들어본 사람은 그 안의 생활이 얼마나 잔인하고 끔찍한지 알 것이다. 그곳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바로 그 대단한 일을 가능하게 하는 건 삶의 목적을 찾는 일이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목적의 존재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제시한다. 작가가 수감된 구역의 고참 관리인은 꿈에서 어떤 목소리가 수용소에서 해방되는 날이 3월 30일이라고 알려주었다고 말한다. 그는 꿈속 목소리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꿈속에서 알려준 해방 일이 다가와도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3월 29일 그는 갑자기 열이 오르면서 아프기 시작했고 3월 30일에 의식을 잃고 결국 사망했다. 그에게 해방이라는 희망과 믿음이 사라지면서 저항력이 줄어들어 몸에 잠재되어 있던 발진티푸스 때문에 사망하게 된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미래에 대한 믿음의 상실은 죽음이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삶의 희망과 목적은 우리를 살아가게 한다는 것이다. 작가의 수감 시절 이야기는 독자에게 ‘삶을 의미 있고 목적 있는 것으로 만든다면, 어떠한 상황이든 견뎌낼 수 있다’라는 생각의 기회를 제공한다. 스스로 삶의 의미를 깨우쳐야 한다는 것: 로고테라피 “인간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은 긴장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가치 있는 목표, 자유의지를 선택한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투쟁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긴장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자신이 성취해야 할 삶의 잠재적인 의미를 밖으로 불러내는 것이다” 한 번쯤은 눈앞에 문제를 회피해서 일시적으로 긴장을 없애려 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연스레 일상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으로 삶의 방향을 성찰하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묘미이다. 작가의 새로운 정신분석 방법인 로고테라피에서는 인간이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으며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을 짐으로써 그 의미가 무엇인지 대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삶의 의미는 남이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삶을 책임지고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건넨다. 작가는 니체의 말을 인용한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책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앞서 삶의 목적이 있냐는 질문에 대답을 못 했어도 괜찮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삶의 목적을 아는 사람에게는 그 목적이 삶의 원동력이 되었는지 자신을 성찰하게 한다. 반면에 삶의 목적을 몰랐던 사람에게는 그동안 해온 방황의 이유를 알려주고, 큰 깨달음을 전하는 책이다. 이 책은 독자에게 듣기 좋은 말들로 모든 게 잘 될 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심어주진 않는다. 그저 희망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경험과 생각을 진솔하게 담아내지만 절대 독자에게 이상적인 삶을 알려주지도 않는다. 결국, 살아가는 이유와 삶의 방향을 독자 스스로 세상 속에서 찾아가게 한다. 스스로 삶의 목적을 찾아가야 한다는 말에 막막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삶에서 의미를 거창하게 설정할 필요는 없다. 나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준다면 의미 있는 일이지 않을까. 사람마다 새로운 시작이 두렵거나, 좋아하던 일에서 흥미를 잃을 수도 있고, 혹은 친구와 다투는 등 다양한 고민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것은 새로운 것에 재능을 찾을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좋아하던 일에 흥미를 잃으면 다른 일에서 흥미를 찾을 수 있고, 친구와의 갈등을 풀어내는 다른 좋은 방법을 깨닫게 될 수도 있다.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시련도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정달희 수습기자
제 703 호 [영화로 세상보기] 비극마저도 아름답다,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1999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가족의 끈끈한 사랑을 담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세계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 블랙 코미디이다. 앞부분은 귀도와 도라의 사랑 이야기, 뒷부분은 유대인이 겪는 고생들을 담으며 이를 유쾌하게 풀어 나간다. 단순 몸짓으로만 웃기는 것이 아니라 재기발랄하고 촘촘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는 점,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사랑에 의한 선의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영화가 더 슬프고 감명 깊게 느껴질 것이다. “안녕하세요 공주님!” 유대계 이탈리안 귀도는 로마에 상경하면서 일반계 이탈리안 도라와 사랑에 빠진다. 약혼자가 있는 도라지만 유쾌하고 진실성 있는 귀도의 모습에 약혼자와의 결혼식에서 도망친다. 그 후 둘은 단란한 가정을 꾸려 아들 조슈아를 낳는다. 조슈아의 다섯 번째 생일, 집 안에 독일군이 들이닥쳐 귀도와 조슈아를 끌고 간다. 뒤늦게 소식을 안 도라는 자신을 귀도와 조슈아가 탄 기차에 태워 달라며 부탁한다. 그렇게 귀도, 도라, 조슈아가 끌려간 곳은 다름 아닌 유대인 수용소. 귀도는 유대인 수용소를 게임으로 둔갑시켜 1000점을 먼저 휙득하는 사람이 우승이라고 거짓말하며 수용소 생활을 시작한다. “진작에 말해줬어야 하는데 이건 다 게임이야. 이 게임에서 우리 모두가 선수야. 무슨 말인지 알지? 아주 잘 조직된 게임이지.” 아들을 위한 거짓말, “안녕하세요 공주님! 어젯밤엔 밤새 당신 꿈을 꿨다오. 영화를 보러 갔지. 당신은 내가 좋아하는 분홍 드레스를 입었고. 당신 생각뿐이라오, 공주님. 늘 당신을 생각하오.” 부인을 위한 사랑의 속삭임.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수용소에서 갇혔어야만 했던 현실 속에서도 웃음을 주기 위한 귀도의 모습에서 가족간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삼촌 뭘 어쩌겠어요? 기껏해야 옷을 벗기고, 날 노랗게 칠하고 ‘유대인 웨이터’라고 쓰겠죠.”, “유대인과 개를 싫어하니까 들어갈 수 없어. 모든 사람은 자기 맘대로 할 수 있어.” 를 통해 당시 유대인들이 받았던 차별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유대인을 개와 동등하게 볼 정도로 박해받았다는 사실과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까지 차별하게 만들었는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장학사님이 오늘 오신 것은 아주 훌륭하고 똑똑하신 과학자들이 발표한 ‘민족의 우월성’에 대해 얘기하기 위해서입니다.”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가졌던 민족 우월주의가 반영된 장면으로, 학교에서 이를 가르치려는 모습이다. 이에 귀도는 민족의 우수성에 대해 이야기를 바라는 교장과 달리 “민족은 다 달라요 원래 그런 거죠”라며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다. 이 장면을 보고 난 뒤 현재 민족의 다양성이 존중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인종차별이슈로 완전히 민족 우월주의가 없어지지 않았다는 걸 어렴풋이 느끼고 있으며 앞으로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이 영화에서 어떠한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주인공의 태도를 보며 인생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쩌면 우리 인생의 고난과 역경마저도 인생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강민지 기자
제 703 호 [사설] 변화하는 사회와 인간의 회복탄력성
오늘날의 시대는 명실상부하게 디지털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나긴 코로나 팬데믹의 터널 속에 있으면서도 지독한 봉쇄와 단절을 극복하기 위해 가상현실에 기반한 메타버스 기술을 발전시켰다든지 하는 일들은 이제 인류가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신의 능력이라고 여겨졌던 생명체의 변형이나 가상세계의 창출 같은 영역에 인류가 접근하고 있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이러한 인류를 호모 데우스라 칭했다. 이러한 현실은 역설적으로 바로 그 디지털 기술을 통해서 인간들이 만들어낸 인공지능과 대결을 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매뉴얼화된 작업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인간의 감정 영역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한 영역에서 인공지능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그 때문에 그 업무를 담당했던 사람들은 어쩌면 조만간 직업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어야 한다. 앞으로 더 많은 영역에서 인공지능이 도입되면 상당수의 사람이 직업을 갖지 못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미국의 704개 직업을 대상으로 컴퓨터의 대체 가능성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텔레마케터, 시계수리공, 스포츠 심판, 회계사, 택시기사, 프로그래머, 경제학자, 판사 등의 순으로 20년 이내에 사라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도의 전문직인 회계사나 프로그래머, 경제학자, 판사 직업의 소멸 가능성은 40% 이상이다. 반면 사람과 대면하며 정서적인 교감을 통해 업무를 진행하는 교사, 사회복지사, 레크레이션 치료사 등은 소멸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한다. 이는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의 특성을 보여준다. 상황이 이렇다면, 현재 대학을 졸업하고 어딘가에 취직하려는 학생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전문직종 조차도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다면 도대체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이 제시하는 미래 직업의 방향은 두 부류이다. 하나는 컴퓨터 기술과 관련된 미래 유망 직종을 권장하는 타입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과의 정서적 교감이 필수적인 직업이나 모든 사람이 즐기며 향유할 수 있는 문화 관련 직업군을 권장하는 타입이다. 두 방향 모두 미래를 위해서는 필요한 방향이다. 그렇다면 대학 생활에서는 어떤 능력을 길러야 할까. 위에서 제시한 여러 직업군으로 진출하기 위해서 전문지식이 물론 필요하다. 그런데 대부분 전문지식은 이제 인터넷을 통해 쉽게 습득할 수 있다. 전문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향후 사회의 변화를 감지하고 이에 대응하는 적응력이다. 대학에서의 공부는 각 전공의 전문지식이라는 내용 자체보다 해당 분야에서 오랫동안 학자들이 축적해 놓은 사고력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으로써 앞으로도 더 축적될 전문지식의 내용에 쉽게 적응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비단 한 분야의 전문적인 사고력에 그치지 않고 여러 전공들의 다양한 사고력을 습득해 스스로가 융합해서 자신만의 체계화된 지적 사고력을 갖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것은 앞으로 변화될 미래사회가 단일 전공 지식만을 요구하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융복합이 진행되고 있으며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미래 유망 직업으로 손꼽히는 스마트팜 운영자, 신과학윤리학자, 나노의사, 멸종동물복원가, 시간 중개업자 등은 어느 한 분야의 전문지식으로만 수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에서도 드러난다. 미래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 유발 하라리는 이를 회복 탄력성이라 불렀다. 사회가 변화한다는 것만이 유일한 상수라는 점을 인정하고 다양한 변수들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 말이다. 지금은 회복 탄력성을 키워야 할 때다.
제 702 호 [드라마로 세상보기] 소년범죄를 심판한다, 소년심판
드라마 <소년심판>, 2022 (사진출처: 넷플릭스)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 조금은 격한 문구로 시작되는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은 촉법소년법을 바라보는 혹은 소년범을 바라보는 어른들(세상)의 시선을 담아놓았다. 소년범에게 피해를 당해 본 심은석 판사, 한때 소년범이었던 차태주 판사, 너무나 좋은 판사였지만 아들이 소년범이 되는 문제 앞에선 도리 없었던 강원중 판사, 편견 없는 재판이란 명분으로 감정을 빼고 속도전을 강조한 나근희 판사, 이중 과연 누가 옳고 그르냐가 아닌 이런 시선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소년범은 갱생이 불가하다고 믿고, 심지어 소년범을 혐오하는 심은석 판사는 자신의 아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소년범들이 더 악랄하고 잔인해진 모습으로 다시 마주하게 되면서 가벼운 처벌이 도대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는지를 보라고 한다. 심은석 판사가 한 말 중에서 “가정이, 그리고 환경이 소년에게 영향을 끼치는 건 사실이나 다양한 선택지 중 범죄를 택한 건 결국 소년입니다. 환경이 나쁘다고 모두 범죄를 저지르진 않죠.”라는 부분을 보며 분명 좋지 않은 환경이 소년이 범죄에 노출될 확률을 높이나, 그렇다고 모든 소년이 범죄를 저지르진 않는다는 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소년범에서 판사가 된 차태주 판사는 소년범이 될 수밖에 없는 상처를 잘 알기에 소년범들을 따뜻하게 감싸려 한다. 차태주 판사의 “소년에게 비난은 누구나 합니다. 그런데 소년에게 기회를 주는 건 판사밖에 못 해요. 그래서 더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제가 판사가 된 이유거든요”라는 부분을 보며 심은석과 차태주 판사 중 누가 더 옳은지를 가리는 것보다는 이런 판사들이, 혹은 어른들이 조화롭게 세상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태주 판사가 소년범일 때 힘을 주었던 판사는 강원중 판사였다. 이 판사는 바르게 살아왔고, 기록했고, 늘 반성했다. 하지만 인생 마지막 목표를 향해 가는 길목에서 아들의 실수를 마주하게 되고, 판사직에서 내려오게 된다. 강원중 판사의 “문제는 법이 아니야. 시스템이지. 소년법의 초점은 교화야.”라는 부분을 보며 소년범들이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교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된다. ‘소년심판’에서는 소년법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되는 대사가 많이 나오는데,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는 “보여줘야죠, 법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가르쳐야죠, 사람을 해하면 어떤 대가가 따르는지 자기 새끼 아깝다고 부모가 감싸고돈다면 국가가, 법원이 제대로 나서야죠.”, “나중에 재판 다 끝나고 나서 ‘아, 법 참 쉽네’라며 우습게 여기면 그땐 어떡합니까? 쟤들 커서 더 큰 범죄로 피해자들 계속 생겨나면 그땐 누가 책임집니까?”이다. 이를 통해 소년법의 무게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소년심판’에서 미성년자가 주민증을 위조해서 차를 렌트한 뒤 또래 청소년들을 태우고 음주 운전을 하다 신호를 위반하고 배달 오토바이를 친 사고를 다룬 내용이 있는데, 사람이 죽었지만 가해자가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큰 처벌을 내릴 수 없었다. 이를 통해 ‘현행법이 정말 옳은 것일까?, 소년법이 과연 공평한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드라마를 모두 보고 나면 한편으로는 왜 이런 처분이 내려지게 되는지 이해할 수도 있게 된다. 소년심판에서 다루는 범죄 사건 대부분이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기에 그만큼 이 작품이 주는 교훈이 더 와닿는다. 소년법에 대해 생각해 보고 촉법소년법과 관련된 논쟁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을 추천한다. 정소영 기자
제 702 호 [사설] 적극적인 대학 생활을 부탁하며
2022년 3월, 우리 대학교가 원칙적인 대면 수업을 시행하면서 만 2년 만에 활기를 되찾고 있다. 초·중·고등학교의 12년 과정을 거쳐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도 있겠지만, 2학년과 3학년 학생들이 거의 처음 학교에 등교하기 시작하면서 지난 2년과는 상당히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신입생들은 대학의 이곳저곳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면서 상명의 생활에 적응하고, 많은 학생이 학교에 등교하여 대학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학생들과 직접 만나 대면 수업을 하는 교수들도 오랜만에 보는 학생들의 얼굴과 소통의 기회에 즐거움뿐만 아니라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대학은 본질적으로 학문을 스스로 연구하는 곳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활이 사회와 분리될 수 없듯 사회와 끊임없이 연결되어야 한다. 따라서 대학의 연구나 교육도 이러한 사회에 기반을 두어야 하고, 학생들도 사회의 변화에 끊임없이 적응해 나가야 한다. 즉 대학에 들어오면 사회의 변화를 꾸준히 분석하고, 연구하여야 하며, 이를 통하여 대학은 사회가 필요로 하고,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학문의 상아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방송이나 신문 기사에서 제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언급되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블록체인(Blockchain), 메타버스(Metaverse), NFT(Non-Fungible Token) 등에 관한 내용의 비중이 커졌다. 미래에는 이러한 분야가 사회를 이끌어 갈 것이고, 이와 관련된 취업 시장도 넓어질 것이다. 이에 학생들은 이러한 분야와 관련 있는 수업을 찾아 수강하고, 신문 기사나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 읽고, 이해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인 현대에는 대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신기술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자신의 전공만을 공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회의 변화에 학생들이 스스로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에 접근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학생들 역시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글을 작성하는 필자도 사회과학만을 공부하였기 때문에 컴퓨터 기술에 대한 지식은 일천하다. 그러나,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 대해 알기 위해 자료를 찾아보고, 동료들에게 물어보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등 노력하지 않으면 누구도 도움을 주지도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다는 것을 필자는 경험하였다. 그러니 학생들도 급변하는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고 새 분야를 이해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관련 서적, 신문 기사도 찾아 읽고, 모르는 것은 각 분야의 전문가인 우리 학교의 교수님들을 찾아가 지속적인 질문을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상명대학교에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 교수님들이 블록체인, 메타버스, NFT, 인공지능 등에 관해 연구하고, 이와 관련된 수많은 논문을 해외와 국내에서 발표, 전공 서적으로 출간하시고 있다. 이처럼 수없이 다양한 분야를 배울 수 있는 기초가 이미 우리 상명에는 구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대학은 다양한 수학의 기회를 부여하는 곳으로 학생들이 여러 학문을 공부할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회를 사장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인 우리 학교 교수님들에게 학생들이 지향하는 방향에 대해 질문을 하고, 자문을 요청한다면 많은 교수님이 기쁘게 학생들을 도와주실 것이라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대학 내에서의 실수 또는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대학 내에서의 실수 또는 실패의 여파는 사회 혹은 직장에서의 여파와 비교했을 때 1/100도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실수와 실패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성공을 안내하는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 상명대학교에서 수학하는 모든 학생이 우리 대학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와 학교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사회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여 대한민국 미래의 동량이 되기를 바란다.
제 702 호 [책으로 세상읽기] 마음에 위로를 받는 책, ‘나에게 고맙다’
전승환|북로망스 |2022.02.18 전승환의 ‘나에게 고맙다’는 2016년 출간 이후 7년 만에 단장하여 새롭게 출간되었다. ‘나에게 고맙다’는 우리의 무의식중 상실되는 자존감에 대해 정확히 지적하는데, 이렇게 허를 찌르는 조언들이 독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좋은 자극제가 되어준다. 우리는 타인에게 자신의 사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닐지 고민하곤 한다. 그래서 우리는 돌고 돌아 힐링 콘텐츠를 찾고 비로소 단단해진 자신을 바라본다. 특히나 힐링 도서는 마음의 안정뿐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헤쳐 나갈 것들의 방향성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힐링 도서의 묘미가 아닐까. 바쁜 일상 속 털어놓기 쉽지 않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자신을 다독여주고 싶을 때, ‘나에게 고맙다’를 읽기 바란다. 책은 몇 개의 카테고리 형식으로 전개된다. 그 부분들을 함께 바라보며 책의 플롯을 감상해보자. <빈틈의 미학에 대하여> 우리는 사회를 살아감에 있어 타인에게 자신의 허술한 부분을 들키거나 빈틈을 보이는 것에 있어서 극도로 두려워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완벽하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우리의 마음 속 자리 잡은 빈틈에 대한 강박관념을 더욱 극대화시키곤 한다. <빈틈의 미학에 대하여> 카테고리에서는 ‘빈틈’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제공해준다. “누구에게나 허술한 부분은 분명 존재한다. 그 허술한 부분에서 운 좋게 ’인생의 금광‘을 발견하기도 한다. 허술함 속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샘솟기도 하고 명곡이나 명작이 탄생하기도 한다. 그러니 누군가 허술한 채 지내더라도 손가락질하거나 우습게 보지 말자.” “가령 아무 계획 없이 떠난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과 친한 우정을 맺거나, 애써 찾아간 맛집이 문을 닫아 울며 겨자먹기로 들어간 옆집 식당에서 의외로 멋진 식사를 하는 것처럼.” 작가는 우리 모두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법한 이야기를 토대로 신뢰감을 주고 공감하게 한다. 맛집이라 소문난 명소에서 기나긴 줄을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결국 먹지 못하거나, 문을 닫아 급하게 찾아간 다른 식당이 굉장히 맛있는 식당이었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런 사소하지만 진실된 경험에 근거한 문구들은 우리에게 ‘허술하더라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마인드를 심어준다. <나에게 하지 못한 말> 우리는 평소에 자신과의 대화보다는 상대방과의 소통을 중요시 여기곤 한다. 함께 어울리는 삶 속에 타인의 기분은 자주 살피지만 정작 나의 기분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화자는 이렇게 ‘타인에게는 자주 건네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건네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너는 왜 남을 위해서만 이야기하니. 너 자신을 위한 이야기를 해. 네가 마음속에 담아 둔 이야기를 해. 답답하지 않니. 그렇게 남들 시선에 맞춰 사는 것 말이야.” “남을 위해서 하는 그 말들은 정작 너에게 필요한 말이 아니었을까? 괜찮니? 네 잘못이 아니야. 조금 늦어도 괜찮아. 수고했어, 오늘도. 이미 넌 충분해. 이 모든 말들은 나 자신에게 먼저 해 줬어야 했다.” 타인의 감정에 쏠려 미처 나 자신의 기분과 상태를 인지할 수 없었던 것임을 비로소 책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자신을 먼저 다독이고 나서야 다른 사람을 위로할 수 있지 않을까? 화자는 독자에게 이야기하듯 말을 건넨다. 격해지는 경쟁사회 속에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자주 의식하곤 한다. 화자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 관심을 얻기 위해 세상이 원하는 사람이 되려는 것을 멈추라는 말들을 건네며 가려진 모습이 아닌 진솔함을 권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스스로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보지 못했다면, 그동안 고생한 나에게 한 마디 소중한 위로를 건네고 싶다면, 전승환 작가가 세심하게 공들여 매만진 ‘나에게 고맙다’를 추천한다. 김채연 기자
제 701 호 [기획] 상명에서 세계로, 영상 콘텐츠 제작자
K-콘텐츠 열풍 속 상명인최근 넷플릭스에 업로드 되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오징어 게임’, ‘지옥’ 등이 세계 시장에서 크게 주목을 받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K콘텐츠를 이끌며 한국을 널리 알리 고 있는 자랑스러운 동문들을 조명해본다. 연상호 (미술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 크리에이터 ▲ 연상호 영화감독 (사진: 스포츠 조선) ‘지옥’은 어느 날 갑자 기 인간들이 직면한 기적인지 저주인지 알 수 없는 초 자연적 현상에 등장 이후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을 감당 하기 위해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지옥을 그린 넷플릭 스 시리즈이다. 처음 7분짜리 짧은 애니메이션으로 시 작한 그는 이후로 ‘돼지의 왕’, ‘부산행’ 등을 포함해 20 여 개의 작품에 참여하며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꾸준한 제작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2022년 연상호 감독은 ‘정이’라는 작품으로 돌아온다. 이번 작품은 그가 감독, 각본, 원 안에 모두 참여한 작품으로 기후변화로 더는 지구에서 살기 힘들어진 인류가 만든 피난처 쉘터에서 내전이 일어난 22세기, 승리의 열쇠가 될 전설의 용병 ‘정이’의 뇌복제 로봇을 성 공시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으로 올해 넷플릭스 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채경선 (무대미술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 총괄미술감독 ▲ 채경선 미술감독 (사진: 상명피플) ‘오징어 게임’에서 영화미술을 총괄한 채경선 감독 은 우리 대학 무대미술 전공 99학번이다. 그는 ‘남한산 성’, ‘말모이’, ‘엑시트’ 등 다양한 작품에 미술 담당으로 참여했으며, 영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로 2011년 제48회 대종상영화제 미술상, 영화 ‘상의원’ 으로 2015년 제52회 대종상영화제 미술상을 받은 바 있다. 채경선 감독이 제작한 ‘오징어 게임’의 세트장은 잔 혹한 생존경쟁과 대비되는 알록달록한 색감과 거대한 스케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에피소드 6 우리 대학 서양화 학사로 미술과 96학번 졸업생인 연상호 감독이 영화, ‘지옥’이 공개 24시간 만에 전세 계 1위, 2021 골든 토마토 베스트 호러 시리즈 부문 1 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깐부’-구슬치기 에피소드에 나오는 세트장은 한국의 70~80년대의 골목길을 입체화한 구 조로 당시에 쓰이던 철문이나 문양 등의 자재들을 디테일하게 구연해 많은 찬사를 받았다. 이 장면으로 인해 채경선 미술감독은 26일 ‘제26회 미국 미술감독조합상’, ‘1시간 현대 싱 글-카메라 시리즈’(ONE HOUR CONTEMPORARY SINGLE-CAMERA SERIES) 부 문 후보에 올랐다. 채경선 감독은 1월 5일 개봉한 영화 ‘경관의 피’에서 아트 디렉트를 맡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윤현호 (연극영화학과), 천만영화 ‘변호인’ 작가 ▲ 윤현호 작가 (사진: 매일경제) 윤현호 작가는 우리 대학 연극영화과 출신이며 천만 영화 ‘변호인’의 시나리오 집필자로 드라마 ‘리멤버-아 들의 전쟁’과 영화 ‘공조’ 등의 각본을 맡아 연달아 흥행 시켰다. 영화 ‘변호인’은 윤현호 작가가 양우석 감독과 함께 집필한 영화로 2014년 제 51회 대종상영화제 시 나리오상을 공동 수상했으며 드라마 데뷔작인 ‘리멤버’ 의 경우에는 평균 시청률 15%를 유지하다가 마지막 회 에서 20%를 넘겼다. 영화 ‘공조’ 역시 크게 흥행하며 관 객수 700만을 넘겼으며 드라마 ‘무법 변호사’도 최고 시 청률 8.9%를 달성했다. 윤현호 작가는 올해 ‘군검사 도베르만’이라는 군대 법정물로 돌아온다. ‘군검사 도베르만’은 ‘tvN’ 드라마로 돈을 위해 군검사가 된 도배만과 복수를 위해 군검사가 된 차우인이 만나 군대 내의 검고 썩은 악을 타파하며 진짜 군검사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이다. 현재 월, 화 오후 10시 30분에 tvN에서 방영중이다. 최규석 (만화학과), 웹툰 ‘지옥’ 작가▲ 최규석 작가 (사진: 상명피플) 최규석 작가는 우리 대학 만화학과 96학번 졸업생 이다. 그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한 넷플릭스 드라마 ‘지 옥’의 원작자로 웹툰 지옥, 송곳 등을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했다. 2018년 웹툰 ‘송곳’으로 부천만화대상 대상 을 수상했으며 2019년부터 네이버에서 연재한 웹툰 ‘지옥’이 드라마화되면서 연상호 감독과 합을 맞춰 해 당 작품의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였다. 최규석 작가는 1998년 서울문화사 신인 만화공모 전에서 ‘솔잎’으로 금상을 수상하였으며 ‘공룡 둘리’라 는 단편을 개재하며 작가로서 데뷔하였다. 이 외에도 2004년에는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로 첫 단행본을 발행, 경향신문에 ‘습지생태보 고서’를 연재하는 등 꾸준한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올해 상반기, 그는 목사 이야기를 다루 는 짧은 웹툰과 ‘지옥 2’를 연상호 감독과 준비하고 있다. 홍원찬 (연극영화학과),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감독 ▲ 홍원찬 영화감독 (사진: 서경star) 홍원찬 감독은 우리 대학 연극영화학과 출신이며 본 래 ‘황해’,‘추격자’ 등의 영화 시나리오와 각본을 맡았 다. 이후 2015년 첫 연출작으로 ‘오피스’를 맡은 뒤 2020년에 복귀작으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연출 했다. 첫 연출작인 ‘오피스’는 칸 영화제 심야상영 부문 초청작이었으며 제16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 감독상을 받았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 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 남’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의 처절한 추격 과 사투를 그린 추격 액션 작품이다. 홍원찬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관객 수 435만 명으로 코로나 19 이후 극장가에서 가장 흥행했다. 이후 제 5회 부산 국제영화제와 제40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2022년 연 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그는 드라마 연출이라는 또다른 새로운 도전을 위해 ‘갱스터’ 라는 드라마 연출에 나섰다. 이진숙 (불어교육과), 영화 ‘밀정’ 제작자 ▲ 이진숙 대표 (사진: 경향신문) 이진숙 대표는 우리 대학 불어교육학과 출신이다. 그는 2016년 개봉하여 7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 화 ‘밀정’을 제작했다. ‘밀정’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과 그를 회유해 상해에서 경 성으로 폭탄을 밀반입하려는 항일 무장 단체 의열단의 이야기이다. ‘밀정’은 제89회 미국 아카데미 영화상 외 국어 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되어 작품을 인 정받았다. 이외에도 대종상, 황금촬영상 시상식, 백상 예술대상, 아시아 필름 어워드 등 다양한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이진숙 대표는 ‘류승완’, ‘류승범’의 데뷔작으로도 유명한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처음 제작했다. ‘인권영화 프로젝트’의 총괄 프로듀서가 되면서 <여섯개의 시선> 등을 프로 듀싱하기도 했다. 이후 상업영화,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작품 제작에 관여하는 등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넓혀오고 있다. 김보묵 (무대미술과) 영화 ‘모가디슈’ 미술감독▲ 김보묵 미술감독 (사진: 씨네21) 김보묵 미술감독은 우리 대학 무대미술과 출신이다. 그는 최근 미술감독으로 참여한 ‘모가디슈’로 2021년 제42회 청룡영화상 미술상을 받았다. 김보묵 감독이 참여한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 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 출을 그린 영화다. 누적 관객수 350만 이상을 기록한 이 영화는 청룡영화제 6관왕 외에도 유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김보묵 감독은 단편 영화 ‘해피 딜리버리 서비스’ 미 술팀을 시작으로 다양한 작품의 미술 분야에서 활동했다. 영화 ‘제보자’부터 ‘1987’, ‘불한당’, ‘해어화’, ‘싱글라이더’ 등 다양한 작품에 아트디렉터 로 활약했으며 ‘10분’, ‘타짜3’, ‘모가디슈’ 에서는 미술감독을 맡기도 했다. 상명인, 날개를 달아라 연상호 감독, 채경선 미술감독, 최규석 작가 모두 영화 및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 활약하는 동문이다. 그러나, 오늘 소개한 동문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상명인이 활동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비록 코로나 19라는 힘든 상황이지만, 더 많은 동문과 재학생이 본인의 역량을 펼쳐 빛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김지현, 윤정원, 이은영 기자
제 701 호 [사설] 새 학기를 맞으며
코로나가 아직 종식되지 못한 채 또 다른 새 학기를 시작한 다. 지난 2년간의 코비드 팬데믹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패러다 임을 생성해내고 변화시켰다. 2016년 다보스 세계 경제포럼 에서 등장했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다양한 담론 중에 가장 많 은 변화를 요구받았던 대학사회는 코비드 팬데믹으로 인해 다 시 한 번 위기와 변화의 기로에 놓여 있고 그 어느 때보다 생 존을 위한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다. 4차 산업혁명 담론과 함께 대학의 위기와 변화에 대한 사회 경제적인 요구는 각 대학이 교육과정 개편, 다양한 학사제도의 모색, 급변하는 테크놀로 지 환경구축 등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게 했다. 사상 유례없 는 급속한 기술발전을 따라가기 위해 대학교육 현장에서는 안 간힘을 쓰면서도 급속한 기술 변화가 우리 앞에 도래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은 한 학기 만에 전체 교수자가 온라인 교육을 진행하는 기적을 행하게 했다. 일반인들마저도 너무나 금방 언택트와 뉴노멀한 상황을 받아들였고, 우리의 교육현장은 이전과는 다른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코로나는 다양한 치료제와 백신 개발과 함께 계절성 유행인 엔데믹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새학기 들어 많은 대학이 그동안의 비대면 온라인 수업에서 대면수 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상황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 다. 비정상적으로 진행된 지난 2년간 교육현장에서 일어난 변화 와 부작용을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 하는 것이 목전의 중요한 과 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사제관계, 교우관계는 근본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학력의 저하, 사회성 함 양능력의 저조, 네트워킹 능력의 결여는 사회 공동체 구성원으 로 지녀야 할 덕목을 갖추는데 심각한 저해 요소가 되기도 했다. 코로나 기간 동안 현실의 장에서 갈등하고 화합하고 문제를 찾 아가는 과정이 생략되면서 현재 우리는 온라인 공간 안에서의 무례, 익명성의 뒤에서 갈등과 혐오를 내재하며 파국으로 치닫 는 인간관계가 더 심화되기 전에 정상으로 되돌려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각 대학이 코로나의 위험성이 상존하지만 어려움을 감 수하면서도 대면강의를 시작한 것은 그동안 누적되었던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최선의 노력이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가 놓여 있는 시간은 이 전과는 너무나 다르다. 대면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과 함 께 비대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용의 가치를 다 경험했기 때 문이다.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세상과 소통하고 모든 것을 처리 할 수 있는 세상의 편리함을 다 경험한 세대가 아날로그적 가치를 위해 편리함을 포기할 리 만무하다. 그렇다면 현 시점 에서 대학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에 봉착 하게 된다. 근대적인 대학교육의 도입과 함께 대부분의 대학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도제식 지식의 전수부터 기술발전에 대응 할 미래 사회인재를 양성하는 방향에 이르기까지 부단한 변신 을 꾀했다. 그러나 사회가 복잡하고 분화될수록, 기술이 발전 할수록 대학의 존재의미와 역할에 대한 질문은 집요하게 계속 될 것이다. 급속한 고령화, 심각한 학령인구의 감소, 인간의 능 력이 더 이상 기계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자명해진 이상 대학 은 이전의 패러다임으로는 더 이상 대학교육의 소임을 다하기 어려워졌다. 코로나 이후 대학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길 위에 서있다. 너무나 급변한 세상이 그렇고 사유보다는 기술, 정의 보다는 이익, 현실보다는 가상의 세계, 이해보다는 차별과 혐 오가 더 자연스러워진 상황에서 대학의 본질과 역할에 대한 근 원적인 질문 앞에서 학내구성원과 소통하면서 더 나은 발전을 위해 나아가야 할 때이다.
제 701 호 [기자석] 비교하지 않는 삶
우리는 매일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접하고 산다. 가깝게 지내는 친구부터 연락 한번 잘 안하는 친구, 연 락은 하지 않고 맞팔로우만 하고 있는 지인, 인플루언서, 연예 인 등 다양하다. 일상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는 만큼 비교 도 쉽게 하게 된다. 나랑 같은 학교를 다녔지만 더 좋은 대학에 간 친구, 취업한 친구들의 연봉, 같은 나이임에도 이미 성공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많은 협찬이나 광고를 받는 인플루언서, 나보다 뛰어난 형제자매 등 그 대상도 다양하다.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는 때때로 나 자신의 성장을 이끌어내 는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며 더 나은 나 를 꿈꾸고 더 나은 내일을 살고자 노력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친구들과 같이 경쟁하면서 공부할 때 성적이 잘 오르는 경우도 있으며 운동선수들도 다른 선수들과 의 경쟁을 통해 더욱 성장한다. 하지만 상대방과의 비교를 통해 자기발전을 하고자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모방에 그친다면 자신에게 비교가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는 어렵다. 나 역시 상대방과 나를 비교하면서 자 존감이 한 없이 낮아졌을 때가 있었다. 고3입시에 실패하고 재 수를 결심했을 때였다. 나와 같은 조건 혹은 더 열악한 조건 속 에서도 더 좋은 대학에 간 친구들을 보며 왜 나는 저렇게 하지 못했을 까 좌절을 했던 경험이 있다. 다른 친구들이 다니는 학 원에 다니거나 같은 문제집을 써보기도 했지만 결국 수능을 치 르는 나 자신의 노력과 믿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번 2021 미스유니버스에서 1위를 한 인도의 하르나즈 산 두가 경연을 치르면서 한 인상적인 말이 있다. 전 세계의 젊은 여성들을 위한 조언으로 “젊은 여성들에게 가장 큰 부담은 자 신을 믿는 것이다.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전 세계 에서 일어나고 있는 더 중요한 일들에 관심을 가지세요. 당신 이 당신 삶의 주인공이며 당신이 당신만의 목소리이다. 나는 내 자신을 믿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서있다.” 이 말은 가 슴 한편에서 아직도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과 자잘한 비교를 해왔던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내 자신을 믿지 못해 지레 겁먹 고 도전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해내지 못한 일을 다른 사람이 해냈을 때 자신과 가장 큰 비교를 하게 되는 데, 도전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세상은 어느 때보다도 빠 르게 변화하고 있고 그 변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에 대한 믿음 에서 비롯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또 타인과의 지나친 비교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게 만들고 결국 자신만의 목소리 를 낼 수 없게 만든다. 타인과의 비교 대신 상대방의 차이를 인 정하고 자신의 내면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어느 순간 비 교를 멈추고 당당하게 사회에 나와 주체적으로 삶을 이끌어나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윤정원 기자
이 사이트는 자바스크립트를 지원하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을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