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호 흡연을 상대로 싸운다는 것, 최치원 씨를 만나다
편집장 이소명 202210058@sangmyung.kr 상명대학교 컴퓨터과학과 15학번 최치원을 아는가? 모르겠다면, 작년 2022년 말부터 올해 2023년 초까지 에브리타임에서 상명대학교의 ‘흡연’에 대해 언급하던 사람이라면 생각이 나는가? 그래도 모르겠다면, 본 글이 최치원과 상명대학교의 흡연에 관해 설명해 줄 것이다. 상명대학교를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흡연 구역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애쓰지 않아도 느껴졌다. 그래서 작년 9월 ‘상명대의 흡연 문화, 그 타협점을 찾아’라는 제목으로 흡연 관련 설문조사와 방안들을 담은 웹진을 작성하였다. 하지만 눈에 띄게 변화된 건 없었다. 아직도 흡연 구역을 준수하지 않는 흡연자들은 많았고, 이에 비난하는 에브리타임 글 또한 멈추지 않았다. 비좁은 흡연 부스를 가득 메운 흡연 구역 준수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때 눈에 들어온 사람이 ‘최치원’이다. 그래서 그를 만나 상명대학교 흡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Q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 안녕하세요. 상명대학교 컴퓨터과학과 15학번에 재학 중인 최치원입니다. 미디어소프트웨어전공으로 입학했지만, 저학년 때는 성실하게 학교에 다니지 못해 학사경고를 몇 번 받기도 했어요. 광고회사에서도 잠깐 일을 하다 학교로 돌아와 보니 컴퓨터과학과로 명칭이 바뀌었더라고요. 암튼 상명대의 화석이라고 할 수 있는 최치원입니다. Q : 최치원 님을 잘 모르는 독자분들을 위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A : 작년(2022년) 말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담배 냄새를 맡게 되었어요. 지금의 스뮤 스퀘어 입구 쪽에서 누군가 흡연을 하고 있더라고요. 저도 흡연자이지만 옳지 않은 행동이라고 판단되어 그 분한테 공손하게 “죄송하지만, 여기서 담배 태우시면 안 돼요.” 이런 어조로 말을 걸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재떨이를 가리키곤 아무 말 없이 그냥 계속 담배를 태우시더라고요. 재떨이가 있으니, 담배를 태워도 된다. 뭐 이런 의미인 것 같았어요. 하지만 거긴 금연 구역이 맞거든요. 그리고 그 당시에 정류장 앞에서 삼성갤럭시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거기로 그 사람이 들어가길래 그쪽 직원인 줄 오해하고, 이러한 내용을 담아 에브리타임에 올렸습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그쪽 직원분이 아니었죠. 그래서 직접 찾아 뵙고 사과한 뒤 에브리타임에도 오해가 있었다는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제가 오해를 한 건 사실이지만, 학교 내 ‘흡연 에티켓’에 대해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을 해왔었기에 이 일을 계기로 학교 측에 전화도 해보고, 에브리타임에 꾸준히 글을 올리고 이런 활동을 짧게 했었습니다. Q : 에브리타임이 아무래도 다수가 보는 게시판이다 보니, 실명을 공개하며 공격적인 글을 쓰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그렇게까지 할 수 있던 이유가 있을까요? A : 말의 무게를 실어주기 위해서였죠. 에브리타임 자체가 익명 게시판이다 보니깐 마음만 먹으면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공간이거든요. 그리고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이렇게 나서는 건 많은 고민이 필요하죠. 그래서 총대 메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그랬던 것도 있어요. 한 명이 나서다 보면 다수가 나설 거라는 기대감도 있었거든요. Q : 그렇다면 최치원 님이 말씀하신 기대에 대해선 충족하셨나요? A : ‘예’, ‘아니오’ 중에 택하라면, ‘아니요’라고 대답할 것 같아요. 제가 올린 가장 마지막 게시물이 굉장히 공격적인 어투였거든요. 졸업을 앞둔 상태라 바쁘지만, 관련 활동을 지속해 왔어요. 원래는 설문조사도 기획했지만, 이래저래 바빠서 그건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저처럼 많은 분이 각자 바쁠 거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저 금연 구역에서 흡연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익명 게시판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나서는 모습을 조금씩 바랄 뿐이었는데 그 작은 변화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실감했어요. 그런 실망감에 마지막 게시물을 작성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이 와서 고맙다고 해주시는 분들도 있었고, 저에게 피드백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이런 분들한테 제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해주시나 싶으면서도, 매우 감사했죠. Q : 학교 측과 여러 차례 소통하신 것 같은데, 그 과정에서 얻은 답변이나 개인적으로 느낀 점이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A : 느낀 점부터 말하자면 발의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몸소 느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개인적으로 전화해서 질문을 하거나, 요구하면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죠. 그래서 다수의 목소리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학생복지팀과 시설관리팀에 흡연 부스 개선을 요구한 적이 있어요. 흡연 부스의 시설이 개선되면 흡연구역 준수에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던 거죠. 그런데 이미 흡연 관련 민원이 너무 많아서 흡연 부스를 늘리거나 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선을 그어서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말도 이해합니다. 그리고 흡연은 건강에 영향을 미치니, 관련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건강복지팀에 문의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상담과 관련된 사항만 진행하여 도움을 받기 어렵다는 답변을 전해 들었습니다. Q : 가장 최근 게시 글은 꽤 공격적인 말투로, 더 이상 관련 활동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글이었어요. 활동을 포기하게 된 이유와 그 글을 작성할 때 심정에 대해 들어보고 싶습니다. A : 많이 흥분한 상태로 글을 작성했던 것 같아요. 46대 총학생회 간담회에 참가해 보니 흡연에 관한 문건은 없더라고요. 흡연으로 불만을 가진 사람은 많은데 적극적으로 건의를 하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에 순간 화가 난 것 같아요. 그리고 흡연으로 인한 민원이 너무 많아 시설 개선이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을 때 역시도 아주 답답했죠. 결국엔 제가 혼자 하는 활동은 의미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포기했습니다. 제가 어떤 짓을 하더라도 흡연구역을 지키지 않을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을 거거든요. Q : 마지막으로, 최치원이 바라는 상명대학교의 흡연 문화는 어떤 모습인가요? A : 우선 흡연자가 기본적으로 흡연구역을 지켰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바닥에 침을 뱉거나 꽁초를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고요. 어려운 부탁일 수도 있겠지만 비흡연자도 자신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조금씩 내줬으면 해요. 꼭 흡연 문제가 아니더라도, 상명대학교 학생으로서 누리고 요구할 수 있는 것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줬으면 해요. 각자가 누릴 수 있고, 요구할 수 있으니깐요. 그리고 학교 측이나 학생회 같은 자치 기구 쪽에는 건드리기 어렵고 예민한 문제인 걸 알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문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많은 것들을 진행해 줬으면 해요. 제가 실패한 것들 있잖아요. 최치원은 상명대학교의 수많은 학생 중 1명에 불과하다. 최치원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돌아온 답변 중 “결국, 저는 실패하고 포기한 사람입니다. 저는 상명대학교 흡연문제에 관련하여 적극적인 행동을 그만두었습니다. 신경이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진행하고 바꿀 수 있는 것들이 0에 가깝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라는 내용이 있었다. 학교 내에서 어떠한 직책도 맡고 있지 않은 그가 문제를 해결한다는 건 몹시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도 이 기사를 기획한 건 개인의 실패 이야기를 접한 상명인 독자들이 ‘상명대학교의 흡연’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 줬으면 하기 때문이다. 흡연 문제는 언제나 흡연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흡연자로 인해 시작된다는 걸 최치원도, 필자도,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상명인 모두도 알고 있다. 그래서 최치원이 말하는 ‘비흡연자가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비흡연자는 문제의 원인 제공자가 아니라 피해자다. 그런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요구한다는 건 이기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바라는 건 우리가 우리 모두를 위해 각자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을 하자는 것 아닐까? 이건 개개인의 판단에 따른 문제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려운 논제들은 세상에 너무나도 많다. 본 기사에도 그런 논제들이 꽤 많이 담겼을 거로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모두의 고민이 필요하다. 그리고 각자의 생각대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최소한의 도리를 지켰으면 한다. 인터뷰 중 흡연하며 재떨이 밖에 버려진 꽁초들을 발로 재떨이 쪽으로 밀어 모아주기만 해도 옆에 있던 흡연자들이 재떨이에 꽁초를 버려준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어쩌면 이런 사소한 행동들이 우리 모두를 위한 변화를 가져다주지 않을까 다시금 기대해 본다. 어쩌면 최치원은 실패하고, 포기한 사람이 아닐지 모른다. [ 에브리타임 게시글 ] [ 참고 자료 ] 1. 상명대학교『자하교지』웹진3호<상명대의 흡연 문화, 그 타협접을 찾아>, 이소명, 2022.09.08., <https://www.smu.ac.kr/sm-news/special.do?mode=view&articleNo=730443&article.offset=10&articleLimit=10#/list>
제 4 호 청각장애를 지닌 학생은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할까?
청각장애를 지닌 학생은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할까? 202010321@sangmyung.kr 편집장 주유라 2022년 여름, 청각장애 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수업 대필 근로를 진행하였다. 금요일 1교시부터 3교시까지 교양수업인 ‘물의 과학’ 수업에서 윤OO 학우의 옆자리에 앉아 교수님의 모든 말을 받아적는 일이었다. 청각장애를 지닌 윤OO 학우는 근로 학생인 나의 노트북 모니터와 ppt 또는 영상자료가 나오는 스크린을 번갈아 보며 수업에 참여했다. 그리고 교수님이 미리 올려놓은 ppt 자료를 출력한 종이를 참고하였다. 처음 근로를 시작하며 모든 내용을 근로 학생이 받아적기만 한다면 청각장애 학생도 수업 참여에는 큰 어려움은 없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실제로 학우와 함께하는 한 학기는 대필 근로 지원의 한계에 대해 체감하는 기간이었다. 제일 큰 문제는 근로 학생이었던 내가 빠르게 진행되는 수업의 모든 내용을 받아적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교수님이 자막이 없는 영상 자료를 틀 때, ppt에 사진이나 그림밖에 없을 때, 빠른 속도로 수업을 진행할 때는 모든 내용을 전달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토론 활동에서는 대체 과제를 제출하는 식으로 학우의 참여가 쉽게 배제되었다. 지난 겨울, 청각장애를 지닌 윤OO 학우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유라 : 안녕하세요, 윤OO 학우님. 저는 교지부 편집장 주유라입니다. 저는 이번 기사에서 장애를 지닌 학생들의 상명대학교에서의 학교생활에 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특히 불편 사항을 위주로 다뤄보고자 해요. 이 기사를 통해 상명대학교에서 장애를 지닌 학생도 적절한 권리와 편의를 보장받으며 생활할 수 있는지를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윤 : 21학번 행정학부 윤OO입니다. 유라 : 작년에 윤OO 학우와 함께 수업을 듣고 근로를 진행하며 장애 학생의 근로 진행 과정에서 불편함이나 어려움이 없는지 등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어요. 학교생활에서 불편함이 있는지, 불편함이 있는 경우 학교에 불편을 이야기할 방법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윤OO 학우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청각장애를 지니고 학교를 생활하며 겪는 가장 큰 어려움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윤 : 교수님의 말씀이 들리지 않아서 수업내용이 어렵습니다. 교수님과 다른 학생들과도 소통이 어려워서 대화 자체를 포기합니다. 유라 : 대화하고 싶지만 제대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아 답답했던 경험이 정말 많으셨을 것 같아요. 수업 시간에 근로 도우미 학생이 수업 내용을 비롯해 전달 사항 등까지 타이핑하여 전달해주지만 분명 많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윤OO 학우에게 근로 지원을 했을 때도 교수님의 빠른 설명을 전부 그대로 받아 적는 데에는 무리가 있어서 급하게 요약하여 적기도 했던 기억이 나요. 윤OO 학우는 수업자료를 미리 예습하거나 근로 학생이 대필한 자료를 이용하여 복습하는 식으로 공부하시나요?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어떻게 공부하시는지, 공부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는지 궁금해요. 윤 : 장애우가 아닌 일반인들은 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저는 태어날 때부터 듣지 못하고 모든 소리나 문자를 외워서 내기 때문에 뜻을 모르는 단어가 많습니다. 어려서부터 고3까지 국어책에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영어단어 외우듯 단어장에 적어서 단어를 외워야 뜻을 이해했습니다. 외웠다고 다 기억나는 것이 아니라 자주 사용하지 않는 단어는 다시 외우고, 잊으면 다시 외우고, 그런 식으로 공부를 반복합니다. 행정학에는 어려서부터 들어보지 못했던 단어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이해하기 무척 어렵고 낯설어요. 유라 : 우리말 단어도 외우듯이 공부해야 하셨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평상시에 교수님이나 다른 학우들과의 소통을 포기하신다는 말씀을 들으니 일상적인 소통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근로학생과 학교에서 원활히 일상적인 소통을 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느낀 지원이 있을까요? 윤 : 저는 근로 지원해주시는 분들이 대화 방법을 (저와) 미리 얘기 나누시고 수업 전이나, 쉬는 시간, 틈틈이 소통을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근로학생을) 이해는 합니다. 장애우와의 소통이 처음이신 분들은 처음에 당황스럽고 방법을 몰라서 그러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만나기 전에 둘만의 소통 방법을 서로 얘기하고 수업에 들어간다면 수업자료만 대필해 주실 때보다 서로 더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라 : 그렇군요. 그렇다면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있어서 겪는 사소한 불편 사항도 있을까요? 윤 : 처음에 식당이나 교실을 찾을 때도 어디에서 어떻게 찾는지, 어디를 봐야 하는지 물어볼 수가 없어서 답답했습니다. 학교시설은 학교에도 지도로 나와 있고 인터넷에 들어가도 지도가 나오지만, 처음에는 지원센터에서 안내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도만 보고 찾아가기는 힘들었습니다. 유라 : 청각장애 학생이 신입생으로 입학하였을 때 학교 시설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나 보네요. 매우 답답하고 힘드셨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요즘에는 문의 사항이 있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시나요? 장애 학생 지원센터에 카톡이나 문자로 질문하고 답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있나요? 윤 : 지원센터에 계시는 분이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바로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근로 도우미 학생을 통한 지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였다. 상명대학교에서 장애 학생은 전공수업, 교양수업에서 지원받기 위해 근로학생 지원과 속기사 선생님의 지원 중 한 가지를 선택한다. 근로 도우미 학생은 장애 학생과 함께 수업에 들어가 옆자리에 앉는다.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지원은 수업 내용을 옆에 앉아서 타이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수업이 끝나면 장애 학생에게 수업 내용을 요점 정리하여 보내주거나 수업 내용을 그대로 보내주기도 한다. 유라 : 근로학생은 주로 자신의 학업과 근로를 병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시험 기간과 같이 바쁜 시기에는 타이핑한 내용을 늦게 보내거나 수업에 늦고 빠지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이러한 점에서 근로학생보다 속기사의 지원이 전문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근로학생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윤 : 속기사 선생님보다 근로학생이 대화도 할 수 있고 수업에 대해서 질문도 할 수 있어서 더 좋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속기사 선생님께는 수업 타이핑을, 근로학생에게는 학교생활의 전반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더 좋겠네요. (근로학생 중에서는) 수업 내용을 빨리 보내주지 않는 분도 계셨지만 대체로 저에게 맞춰주려고 노력하셨습니다. 유라 : 수업을 듣는 과정에서 장애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나 배려가 부족하여 겪었던 어려움이 있었나요? 있었다면 어떤 상황이었는지, 그 상황에서 어떤 기분을 느꼈는지 궁금해요. 윤 : 발표나 토론에서는 매우 불편했습니다. 그때그때 상황이나 질문 등이 들리지 않아서 그냥 빠져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유라 : 제가 근로 도우미로 참여했던 ‘물의 과학’ 수업에서도 토론 대신 대체 과제를 수행하셨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나요. 토론 등의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대체 과제를 수행하거나 수업에서 배제되는 경우 그 수업 시간 동안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나요? 윤 : 프린트를 읽으며 시간을 보냅니다. 어려서부터 있었던 일이라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합니다. 저까지 다 신경 쓰실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이해합니다. 유라 : 그렇군요. 토론 수업과 같은 참여형 수업에 윤OO 학우가 배제되지 않고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수업은 없었는지 궁금해요. 윤 : (근로 학생이 다른 학우의 발표 내용을) 타이핑은 해주십니다. 제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서 다른 분들이 어려워하시고 저도 너무 어려워 발표하기 어렵습니다. 토론이나 서로 소통해야 하는 수업은 어렵습니다. 다른 분들의 발표도 들을 수 없어서 토론하기가 어렵습니다. 토론하는 수업은 좀 어렵지만, 발표 수업에서는 끝까지 들어주시고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많은 박수를 보내주시는 수업도 있었습니다. 교수님과의 상담도 채팅으로 해주시고 노력해주시는 교수님도 계십니다. 유라 : 단지 대체 과제를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 아닌 함께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만 있다면 충분히 함께 수업에 참여할 수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로 학생이나 속기사 선생님께서 실시간으로 타이핑하며 소통을 도울 수 있을 테니까요. ‘물의 과학’ 수업에서 영상 자료를 틀어주실 때 자막이 있는 영상도 있었지만, 교수님께서는 주로 자막이 없는 영상을 틀어주셨잖아요. 제가 영상보다 한 박자씩 느리게 타이핑하다 보니 빠르게 지나가는 영상과 제 타이핑을 번갈아 보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시청각 자료를 활용하는 수업에서 그 내용을 보충하여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추가로 지원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나요? 윤 : 없었습니다. 우리 학교는 장애우를 뽑는 학교이고 다른 학교에 비해서 청각장애우가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영상에 자막을 넣어주시는 것만으로도 저희에는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물론 그 작업이 쉽지는 않겠지만 자료를 만드실 때 듣지 못하는 학생이 있다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유라 : 그렇다면 학업을 이어 나가는 과정에서 교수님들이나 주변 학우들이 지원해주시거나 유의해주셨으면 하는 점이 있나요? 윤 : 말씀이 전혀 들리지 않는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안 듣는 게 아니라 안 들린다는 걸 모두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전달 사항이나 대화를 나눠야 할 때 천천히 입 모양을 크게 해서 보여주시거나 요즘엔 자막 앱을 이용할 수 있으니 좀 더 적극적으로 대화하려고 노력해주셨으면 합니다. 유라 : 그러게요. 근로 도우미 학생이 근로를 시작할 때 참고 사항으로 자막 앱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유의 사항과 함께 알려준다면 좋을 것 같네요. 윤OO 학우는 학생회를 비롯한 과 내의 활동, 동아리 활동 등 교내의 다양한 활동 중 학업 외에 참여했거나 참여하고 있는 활동이 있나요? 윤 : 수업 외에 다른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소통이 안 되니 자신감이 떨어져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좀 더 도와주시고, 함께 해주시는 분이 계신다면 해보고 싶습니다. 근로 도우미 학생을 장애 학생에게 배정해주고 여러 도움을 주는 곳이 바로 상명대학교 장애 학생지원센터이다. 상명대학교 장애 학생지원센터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업무를 지원한다고 나와 있다. - 장애 학생의 학습 및 대학 생활 지원 정책 수립에 관한 업무 - 장애 학생의 상담 및 지원에 관한 업무 - 장애 학생의 편의시설 제공 및 개선에 관한 업무 - 장애 학생 교육지원인력 제도 운용에 관한 업무 - 장애 학생 교육활동 지원사업 운영에 관한 업무 - 장애인식 개선 교육 운영에 관한 업무 - 기타 위 각호에 부수되는 업무 유라 : 윤OO 학우가 장애 학생지원센터로부터 받은 지원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도 있나요? 윤 : 시간표를 일반 학생들보다 먼저 선택할 수 있게 해주십니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알바 지원학생과 연결해주십니다. 좀 더 입학한 학생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학교 위치 설명과 식당 이용 상담, 컴퓨터를 이용하여 찾아볼 수 있는 여러 가지 공부 방법과 편의시설 등도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괜찮지만, 처음에는 엄마가 학교에 오셔서 식당 이용 방법과 대중교통 이용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식당은 다른 친구들과 함께 이용하는 방법을 장애 지원센터에서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처음에 주문하는 방법도 몰라서 그것부터 계산하는 방법, 점심을 받아오는 방법도 다른 사람들을 보고 따라 했습니다. 장애 학생들 상호간의 교류도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친구도 만들고 외롭지 않은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지원센터에서 장애우 모임이 2번 있더라고요. 작년(2021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모일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유라 : 장애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지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소통할 방법이 제한적이다 보니 학교생활에서 소외감을 느끼거나 배제되기 쉬운 상황이었을 것 같아요. 이런 상황에서 학생 간의 교류를 지원한다면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도움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학교 내의 여러 시설 중 청각 장애를 지닌 학생이 이용하기에 불편한 시설이 있나요? 윤 : 저는 편의점의 경우 말이 필요 없기 때문에 잘 이용하나 아직 카페는 이용해보지 못했습니다. 유라 : 카페에 키오스크가 마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카페 사용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없다면 여러 어려움을 겪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번호표가 나오면 화면에 뜬 번호를 확인해서 음료를 받는 방식, 먹은 음료를 치우는 방식 등을 하나하나 직원에게 물어보기도 쉽지 않고 눈치껏 파악해야 할 테니까요. 처음 가보는 곳의 규칙을 익히는 일도 힘들 것 같아요. 이러한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도 학교 측에서 자세한 설명을 해준다면 학교 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상명대학교 학우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윤 : 장애 학생을 만나면 좀 더 적극적으로 도와주세요. 저희는 도와달라고 먼저 말을 못 합니다. 핸드폰에 '음성 자막 변환' 앱을 까시고 천천히 말씀해 주시면 자막이 찍힙니다. 꼭 이용해 주세요! 윤OO 학우는 자신의 답변이 개인적인 생각임을 감안해주기를 바라며 이번 인터뷰가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근로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청각장애 학생은 수업뿐만 아니라 교내에서의 생활에서도 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가장 중요한 수업에서도 적절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니 대학 생활 자체에 대해 제대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을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윤OO 학우와의 인터뷰를 통해 청각장애 학생의 대학 생활을 자세히 들어보고자 하였다. 그는 수업 참여뿐만 아니라 대학 생활 참여, 일상적 소통 등의 측면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21학번 윤OO 학생은 청각장애를 지니고 학교를 생활하며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교수님의 말씀이 들리지 않아서 수업 내용이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윤OO 학우의 근로 지원을 했을 때 교수님의 빠른 설명을 전부 그대로 받아 적는 데에는 무리가 있어 급하게 요약하여 적기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처럼 실시간으로 타이핑하여 전달해주는 근로학생의 지원으로는 충분한 수업 이해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수업에서 영상 자료를 볼 때 자막이 없는 영상을 트는 경우, 속기사가 아닌 근로 학생이 모든 영상의 내용을 타이핑하여 전달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영상보다 한 박자씩 느리게 타이핑하다 보니 빠르게 지나가는 영상과 타이핑을 번갈아 보는 것도 쉽지 않을뿐더러,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청각 자료를 활용하는 수업에서 그 내용을 보충하여 이해할 수 있는 문서화된 자료를 추가로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청각장애 학생은 수업에서 특히 토론이나 서로 소통해야 하는 수업에 참여하기가 어렵다. 단지 대체 과제를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 아닌 함께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만 있다면 충분히 함께 수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지만, 대부분의 수업에서는 대체 과제의 방식을 활용한다. 이는 오히려 청각장애 학생을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학생의 참여를 배제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윤OO 학우와의 인터뷰를 통해 청각장애 학생이 상명대학교에서 생활하며 경험한 어려움에 대해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장애 학생 지원센터의 지원과 학우들의 지원이 더욱 확대된다면 장애 학생이 상명대학교에서 생활하며 겪는 불편함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사가 상명대학교 학우들을 연결하는 하나의 꼭짓점이 되어 커다란 연결망을 엮어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메인사진 _ 작가 pch.vector</a> 출처 Freepik
제 3 호 학생 식당, 변화의 첫걸음
학생 식당, 변화의 첫걸음 202210058@sangmyung.kr수습기자 이소명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는 바로 ‘의식주’이다. 그중 식은 食[밥 식]이라는 의미가 있다. 전 세계 모든 인구에게 밥은 매우 중요한 사항이겠지만, 한국에서는 밥에 대한 애정도가 특히 높다. 이를 증명해주는 말이 바로 “한국인은 밥심이지.”이다. 그렇다면 상명대학교 내에서 이처럼 중요한 밥을 책임져 주는 곳은 어디일까? 여러 식당가도 존재하지만, 대학교이니만큼 그 중 핵심을 차지하는 것은 단언컨대 학생 식당이다. 상명대학교의 학생 식당의 공식 명칭은 ‘정오아카데미’로 미래백년관 5층에 있으며 운영시간은 11:00~13:30이다. 이용자들은 학생 식당에 들어온 후 키오스크를 통해 6,000원으로 책정된 자율 한식과 주로 4,000~5,000원으로 책정된 푸드코트 중 선택하여 결제한다. 그 후 선택한 메뉴에 따라 식권을 들고 줄을 서야 한다. 푸드코트는 식권을 제시한 후, 국을 받아 급식판에 3~4가지의 반찬과 밥을 자율적으로 담는다. 오늘의 메뉴 또한 식권을 제시한 후, 주로 덮밥이나 우동 등 한 그릇에 나오는 음식과 기본 반찬을 배급받는다. 자신의 점심을 들고 마음에 드는 자리에 자유롭게 앉아 맛있게 식사를 한 뒤, 잔반을 버리고 급식판과 식기를 반납하는 것이 우리가 볼 수 있는 미래백년관 학생식당의 모습이다. [2022년 6월 정오아카데미 자율 한식과 푸드코트 메뉴] *상명대학교 공식 홈(https://www.smu.ac.kr/ko/index.do) 학생지원>식당 메뉴 캡처 화면 자율한식(11:00~13:30) 6,000원 푸드코트(11:00~13:30) 4,000~5,000원 표 1 정오아카데미 자율한식, 푸드코트 가격 식사를 마친 후 이동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보면 이용자들의 오늘 메뉴에 대한 평가를 들을 수 있다. “그래도 먹을만하더라.”, “오늘은 별로였어.” “나쁘지 않던데?” “그냥 다른 데 갈 걸 그랬나.” 다양한 평가가 오가지만 긍정적인 평가보단 부정적인 평가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미래백년관 학생 식당에 대한 평가 중 공통으로 가장 많이 주장된 것은 바로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의 비율’을 줄여 이르는 말이다. “메뉴만 보면 맛있어 보이지만 실제 음식의 맛은 부족한 느낌을 너무 많이 받습니다.” 상명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익명 설문조사를 통해 얻은 의견이다. 학생 식당 맛 평가에 대해 [아주 맛없다, 약간 맛없다, 보통이다, 약간 맛있다, 아주 맛있다]로 선택지를 나누어 질문한 결과, ‘약간 맛없다’가 설문조사 참여 인원 150명 중 60명인 4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메뉴 구성 평가에선 ‘보통이다’가 150명 중 66명인 4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많은 소비자가 음식을 받고 겉모습만 봤을 때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입에 음식을 넣고 나서는 생각이 바뀐다는 것이다. “학생 식당이라면 보통 가격이 싸다는 메리트가 있기 마련인데, 우리 학교는 예외인 것 같아요.” 앞서 제시한 것처럼 자율 한식은 6,000원, 푸드코트는 4,000~5,000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학생 식당을 제외한 학교 근처 식당가들 역시 4~6,000원이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사기업인 식당가들과 학교 내에 소속되어 운영하는 학생 식당이 가격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설문조사를 통해 다음으로 많이 주장된 것은 바로 ‘운영시간이 짧다는 것’이다. 정오아카데미의 운영시간은 11:00~13:30이다. 운영시간에 대해 [짧다, 적절하다, 길다]라는 질문지로 설문조사를 해 본 결과, ‘적절하다.’가 150명 중 81명인 5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짧다.’가 150명 중 69명으로 46%를 차지했다. ‘길다.’라고 답변한 사람은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점심시간에 맞추어 2시간 30분가량을 운영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13시나 14시에 수업이 끝나면 학생 식당에 가기가 애매해진다고 말한다. 근교에 위치한 학교들과 비교해 봤을 때 국민대와 세종대는 중식 운영시간이 14시까지이고 추가로 석식도 운영하고 있다. 주변 학교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운영시간이 짧고, 실재적으로 느껴지는 불편함 때문에 위와 같은 주장이 끊이질 않는다. 제시된 두 가지가 소비자의 가장 큰 불만 사항이다. 과연 정오아카데미는 이러한 소비자의 불만 사항을 인식하고 있을까? 인식하고 있다면 그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궁금증을 해결해 보고자 정오아카데미 소속 영양사님과 인터뷰를 나누어 보았다. Q: 타학교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정오아카데미의 가격이 높은 편에 속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식단은 알차게 구성되었지만, 음식의 맛이나 퀄리티가 가격 대비 떨어진다는 것이었는데요. 그래서 가격을 낮추거나, 조금 더 맛있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 있었어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가격이 높게 책정된 이유가 있다면 그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A: 식단에 대해 좋게 평가해주신 점 감사합니다. 사실 맛에 대한 기준은 다양하고 여러 의견이 있어 모든 분을 만족시키는 것은 단체급식 특성상 몹시 어렵습니다만 만족도 높은 식사를 위해 항상 조리 실장님과 메뉴에 대해 충분히 상의하여 좀 더 맛있는 음식이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자율 한식 같은 경우는 자율적으로 음식을 받아 가다 보니 개개인의 양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들어오는 식자재의 물가가 지속해서 상승하여 가격을 낮추는 것 또한 한계가 있습니다. 푸드코트의 경우 자율 한식과 다르게 양이 정해져서 제공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가격을 낮게 책정하고 있으며 가격대가 낮은 메뉴의 다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식자재 비용은 물론 인건비, 전기, 가스, 수도, 임대료 등 모든 부분을 고려하여 책정되었습니다. 하지만 매년 증가하는 인건비와 수시로 증가하는 물가 상승률로 인해 현재 가격으로 운영하기에도 쉽지 않습니다. 또한 최근에도 서울 인근 대학에서 500~1,000원 정도의 가격 인상이 진행되고 있고 외부 일반 음식점들 또한 가격이 지속해서 인상되고 있기에 현재 저희 구내식당의 가격이 운영적인 면에서 높게 책정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메뉴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격대의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선택의 폭을 넓히겠습니다. 영양사님의 말씀대로 최근 서울 인근 대학들은 하나둘 학생 식당의 가격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원래의 가격 그대로 5,000원 이하로 식당 가격이 책정하고 있는 학교들도 다수 존재한다. 앞서 제시된 비교 대상인 국민대와 세종대의 가격은 여전히 5,000원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에 논란되고 있는 물가 상승 이슈 이전부터 정오아카데미의 자율 한식 가격은 6,000원이었다. Q: 코로나 이전에는 중식 외에 석식도 운영했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에는 중식만 운영하고 있어 운영시간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존재했는데요. 혹시 운영시간 변경 계획이 있나요? A: 코로나가 완화되었다고 하지만 코로나 이전만큼 학생 식당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중식 운영시간이 11시부터 13시 30분까지이지만 13시 이후에는 식수가 많지 않은 편입니다. 또한 주 52시간 적용 등으로 석식 운영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운영 시간 변경에 대해서는 추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수요가 많을 경우 탄력적으로 변경할 계획입니다. 실제 학생 식당의 이용률을 지켜본 결과, 12시부터 12시 30분에는 사람이 몰리지만 13시 이후로는 확연하게 이용률이 줄어든다. 효율적인 운영을 고려한다면, 일찍 운영을 끝내는 것이 바람직할지도 모르겠다. 설문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은 가격 인하, 맛&질 개선, 운영시간 확대 등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영양사님과 인터뷰를 통해 위 사실을 정오아카데미 측에 전달하였다. 영양사님은 하루하루 변동하는 식수를 예측하기 어려워 음식이 남거나 부족하면 속상하지만, 소비자들이 식사를 맛있게 하며 밝게 인사해주거나 “맛있다.”라는 말을 해줄 때 뿌듯함을 느끼고 하루를 더 보람차게 보낼 수 있다고 하신다. 더불어, 소비자가 먹을 수 있는 양의 음식만 담아가 잔반을 최소화한다면 이에 따라 절감된 비용으로 더 양질의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 내용이 꼭 전달되길 바라셨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학생 식당의 즉각적인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이나, 가장 부담감 없어 보이는 운영 시간 30분가량 늘리기 등과 같은 작은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 양측의 의견이 전달되었으니 소비자와 생산자 양측이 서로를 이해하는 눈이 한층 더 따뜻해졌을 것이라 믿는다. 해당 글이 다수가 만족하는 학생 식당을 향해 가는 첫걸음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참고문헌> 상명대학교 공식 홈페이지(2022), 대학생활 > 학생지원 > 식당 메뉴 > 서울캠퍼스, 2022.06.20., <https://www.smu.ac.kr/ko/life/restaurantView.do>
제 3 호 『 상냥한 보고서 』
『 상냥한 보고서 』 202110353@sangmyung.kr 정기자 송지민 여러분들은 학교마다 그 학교의 마스코트를 담당하고 있는 ‘고양이단’이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그러한 ‘고양이단’은 해당 학교의 SNS, 또는 에브리타임과 같은 커뮤니티에서 학생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들은 캠퍼스 내부를 유유히 거닐며 학생들이 주는 간식을 먹기도 하고, 잔디밭에서 낮잠을 자기도 합니다. 또한 자기들끼리 장난을 치며 뛰어놀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학생들은 핸드폰 셔터를 누르기 바쁩니다. 이렇듯 학생들의 애정과 사랑을 받는 ‘고양이단’이 우리 상명대학교에서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아마 많은 분이 아시고 있겠지만, 그들은 흔히 ‘상냥이’라고 불립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상냥이들을 돌보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특히 자신의 핸드폰에 우리 학교에서 살아가고 있는 상냥이들의 사진이 한 장이라도 있으신 분이라면 이번 기사가 꽤 마음에 들 것이라고 자신해봅니다. 상냥이들에게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상냥행’ 동아리에 대해서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상냥행’ 동아리가 교내의 상냥이들을 돌보아주는 활동뿐만 아니라 여러 외부 활동도 하고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아마도 ‘상냥행’ 동아리가 ‘그저 상냥이를 돌보는 동아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이번 기사에서는 상냥이들 그리고 ‘상냥행’ 동아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다음에 나올 대화들은 상냥행 동아리와의 인터뷰 내용이며, 여러분들이 평소 궁금해하셨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 궁금증들이 해소되길 바랍니다. 1. 상냥행은 어떤 동아리인가요? 안녕하세요, ‘상냥행’은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모여 동물권 및 생태 감수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교내 길고양이들을 포함한 상명대학교 생태계의 주체들이 학교 구성원, 인근 상인, 주민들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입니다. 2. 상냥이들 소개 부탁드립니다! 상명대 캠퍼스에서 살아가고 있는 상냥이들은 대략 스물 정도인데요, ‘요정’이는 첫 TNR(trap-neuter-return, 길고양이의 개체수를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길고양이를 인도적인 방법으로 포획하여 중성화수술 후 원래 포획한 장소에 풀어주는 활동)을 실시한 상냥이로 이제는 캠퍼스 내 가장 유명 인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몽땅꼬리’와 ‘요정’이는 절친인지, 연인인지 아리송하지만 매우 각별한 사이란 건 확신하고 있어요. ‘요둥’이는 요자 돌림 삼자매 중 하나로 추정되는, 야무진 카오스 상냥이예요. ‘요비’도 요자매 중 하나인데, 작년 11월 교통사고로 후지 마비가 되어, 구조와 수술 후 재활을 진행하며 입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양말’, ‘맨발’, ‘미요’는 요비가 지난여름에 낳은 세 남매인데, ‘양말’이는 상냥행 공식 아이돌로 통하는 끼쟁이이고, ‘맨발’이는 발라당 눕는 걸 즐기는 집돌냥이랍니다. ‘미요’는 경사로 유명한 상명대에 최적화된, 산타기의 달인이에요. 세 남매의 다정한 아빠 ‘맹이’는 온 캠퍼스를 누비는 맹반장님으로 불립니다. 맹이와 어린 시절 삼총사였던 ‘턱스’는 요둥이와 연애 끝에 올봄 자신과 꼭 닮은 턱시도 아깽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삼총사 중 ‘그레이씨’는 어디론가 떠나서 돌아오지 않고 있는데요, 그레이씨가 자하 교지를 보고 한 번쯤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러 오면 좋겠어요. 그리고 상명대를 떠난 또 다른 고양이, ‘칼리’는 5년 동안 상명을 호령하다 고양이별로 간, 매우 멋진 상냥이였습니다. 칼리가 낳은 곡식 남매 ‘귀리’와 ‘보리’는 티격대격하면서도 서로 의지하며 지내다 최근 각자의 삶을 찾아 흩어졌어요. 이 남매와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던 ‘머쓱이’는 늘 캠퍼스에서 머쓱한 얼굴로 마주치곤 하는 상냥이예요. 머쓱이와 같은 고등어 친구 ‘대굴스’는 로맨티스트인데요, 요즈음엔 처피뱅 앞머리를 한 삼색이 ‘연두’에게 푹 빠져있답니다. 반면에 체다치즈 같은 ‘체다’는 연애가 잘 풀리지 않는 모양인데, 그런 체다를 놀리듯이 ‘지기’는 ‘지니’와 CC생활을 즐기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상명여고, 캠퍼스 인근 상가와 협력하여 가장 최근에 TNR을 진행한 ‘흘리’와 ‘두둥’이도 건강하게 학교로 돌아와 잘 지내고 있습니다. 3. 상냥이들의 밥과 간식, 의료에 관한 비용은 어떻게 충당하시나요? 현재 상냥이들에게 사용되는 비용은 상시 후원과 기부, 수익 창출 활동을 통해 충당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동아리가 되기 전에는 상냥행 내에서 십시일반 모아 활동비용을 마련하기도 했어요. 후원 전용 계좌는 상냥행의 공식 인스타그램 @smu_cat 소개란에 기재되어 있으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한 소식들은 인스타그램, 에브리타임 등에 게시되고 있습니다. 후원과 기부에 관한 문의는 언제든지 인스타그램 DM, 에브리타임 쪽지로 보내주세요! 4. 상냥행은 어떠한 활동들을 하나요? 상냥행은 상명 생태계의 모든 구성원이 평화롭게 공존하길 바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상냥이 급식소 배식과 관리에 관한 활동과 TNR 활동(포획-중성화-방사)을 중심으로 상냥이들 건강 모니터링, 구조 및 병원 인계 등 상냥이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발로 뛰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물권 관련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과 이벤트 등 각종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으며, 상냥행에서 사용하는 공식 이미지와 귀여운 굿즈 등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또, 각종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상냥행과 상냥행이 하는 모든 활동들을 널리 알리고 있으며, 체계적이고 투명한 동아리 운영을 위한 재정 관리도 성실히 하고 있습니다. 5.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상냥이에게 주어서는 안 되는 음식, 혹은 상냥이에게 해서는 안 되는 행동 등) 당부라기보다는 함께 지켜주셨으면 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요, 바로 ‘접촉 금지’와 ‘간식 금지’입니다. 상냥행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사항들이에요. 상냥이들과 접촉하게 된다면 학우분들도 다칠 위험이 있고, 경계심이 없어진 상냥이들이 악의를 지닌 사람에게 공격받을 위험도 커집니다. 또한 간식을 금지하는 이유는 충분한 수분 섭취 없이 간식을 먹는다면 상냥이들이 각종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간식을 제공하며 사람과 접촉하게 될 경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경계심이 없어지는 문제도 생길 수 있고요. 다른 길고양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랍니다. 무엇보다 상냥이들에게 해를 가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예뻐하고, 좋아하진 않으시더라도 상명 생태계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임을 잊지 말아 주세요. 어떤 방식으로든 생명체에게 해를 입히는 행동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며, 동물보호법에 의해 처벌할 수 있는 위법행위입니다. 평화로운 도심 생태계, 상명 생태계 함께 만들어 나가요! 6. 상냥행 활동을 하시면서 힘든 점이 있으셨나요? 상냥행에서 하는 활동들이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보니 힘도 마음도 많이 써야 하고, 운영에 필요한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힘든 점은 상냥행과 상냥이들, 비인간 존재들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과 목소리예요.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 진행 중 무분별한 비난을 받기도 했고, 상냥이 전용 급식소를 도난당한 일도 있었습니다. 사회적으로는 다양한 동물 혐오범죄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지요. 이런 일들을 마주할 때마다 상냥행은 물러서지 않고 더 나아가려고 합니다. 부디 상냥행의 행보를 지켜보며 응원해 주세요.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까지는 상냥행 동아리라 하면, 단지 상냥이들의 식사와 건강을 케어하는 동아리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상냥이들의 케어 이외에도 다양한 활동들을 하며, 그들의 가치관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그들의 행보가 더욱더 기대되는 바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셨나요? 상냥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흥미로우셨나요? 아니면, 상냥행이 학우 여러분께 전하는 메시지를 듣고 마음이 조금 움직이셨나요? 상명대의 학생으로서 상냥이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그들을 위한 약간의 배려가 필요합니다. 그들은 그저 눈요깃거리가 아니라는 점, 우리가 무심코 한 행동이 그들에겐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 등을 기억하며, 상냥이들이 이곳 상명대학교에서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적당한 관심과 무관심을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요? 이외에도 ‘상냥행’ 동아리와 함께한 인터뷰 내용이 많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자하 교지편집부 인스타그램(@smu_jaha)을 참고해주세요! 상냥행 인스타그램 (@smu_cat) <https://www.instagram.com/smu_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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